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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에 아태 주요국 "급히 주유소 갈 필요 없어, 비축량 충분"

입력 2026-03-04 13:29   수정 2026-03-04 13:30



전쟁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각국과 호주 등 수입 석유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석유 보유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크리스 보언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 장관은 호주가 휘발유 36일분·경유 34일분·항공유 32일분을 비축하고 있으며, 이는 10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보언 장관은 전국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생겼다는 보도에 대해 "급하게 주유소로 달려가 기름을 채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호주에 충분한 휘발유 비축량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면서 "호주의 휘발유 공급에 당장 위협이 되는 상황은 없다"고 강조했다. 보언 장관은 유가 급등으로 휘발유 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규제 당국이 폭리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짐 차머스 재무부 장관도 소비자 당국에 서한을 보내 연료 소매업체들이 "중동 사태를 악용해 호주 소비자들로부터 가격 폭리를 취하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언급했다. 호주는 세계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수출국이지만 석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태국 정부도 석유 비축량이 60일분으로 충분해 이번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엑니띠 니띠탄쁘라빳 태국 재무부 장관이 발표했다. 엑니티 장관은 또 이번 전쟁으로 태국 밧화 가치가 하락했지만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미 달러화 대비 밧화 가치는 지난해 약 9% 상승해 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산업과 관광 부문의 경쟁력에 부담을 줬다. 수파지 수툼뿐 태국 상무부 장관은 전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 물가를 모니터링하고 수입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태국 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발표에 자국 정유업체 등의 석유 제품 수출을 중단시켰다. 필리핀도 전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나서서 필리핀 석유 보유량이 50∼60일분에 달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모두에게 확신시켜 드리겠다. 우리는 석유를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경우 석유 제품에 대한 소비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는 비상 권한을 대통령이 갖는 방안을 의회 지도자들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운송·농업 부문에 대한 맞춤형 연료 보조금 지급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마르코스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 나가 있는 필리핀인 이주노동자 약 240만명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이스라엘과 연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란·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요르단에 있는 필리핀인 총 1416명이 귀국을 요청했지만, 현지 공항 폐쇄 등으로 인해 귀국이 어려운 상황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비행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부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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