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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m마다 깐깐한 신분증 검사…이란 공습 속 삼엄한 中 양회 [차이나 워치]

입력 2026-03-04 16:03   수정 2026-03-04 16:09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했다. 행사 장소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는 세계 각국에서 취재진 3000여명이 몰렸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멈추지 않는 미국의 관세 압박, 첨단 기술 패권 경쟁 등이 맞물려 중국 정부의 행보를 파악하려는 취재진들로 인민대회당은 북적거렸다.

중국 당국은 양회 개막 한 달 전부터 해외 언론 등을 대상으로 사전 취재를 신청받았다. 이후 심사를 거쳐 지난달 28일 당일에만 출입증을 배부했다. 출입증 수령 안내도 전일에 이뤄졌다. 이처럼 깐깐한 등록 절차에도 취재진은 사상 최대 규모 수준으로 현장을 찾았다.



이날 인민대회당 문이 열리기 전부터 취재진이 길게 늘어서면서 이른바 '오픈런' 장면까지 연출됐다. 쏟아지는 눈을 막기 위해 우산을 든 수백여명의 취재진이 취재석을 차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인민대회당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인민대회당 안에는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한 취재진들이 곳곳에서 노트북을 열고 업무를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양회에 참석해서 무엇을 취재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날 외신의 취재 열기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 정세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라 중국 정부의 대외 메시지에 이목이 쏠렸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 중국의 우방국을 잇따라 공습하며 외교 긴장을 키우고 있지만 중국은 다음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감안해 발언과 개입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실제 러우친젠 전인대 대변인은 전인대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은 세계 두 대국으로서 서로 존중하고 평화 공존하며 협력해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대립하면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중요한 공감대를 충실히 이행하고 평등·존중·호혜의 원칙을 견지한다면 양국 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중국의 우방으로 꼽히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말 방중을 앞두고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재확인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양회를 계기로 베이징 내 경비는 삼엄해졌다. 베이징시 공안국은 이달 들어 모든 무인기(드론) 비행을 금지했다. 풍선과 연 날리기 등도 금지됐다. 지난 2일부턴 베이징 내 화학물질 운반 차량의 도로 운행도 막았다. 또한 이 기간 '양회 블루'를 위해 북부 일부 철강 기업은 이날부터 최소 30%의 감산에 들어갔다.

경찰과 경비 인력도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 특히 정협이 개막한 4일은 인민대회당 인근 지역 교통까지 완전 통제됐다. 길목마다 경찰이 승인받은 취재증과 외신기자증을 확인했다.

중국을 제외한 한국·일본, 미국·유럽 등 외신 취재진은 더 엄격하게 신분증과 소지품 검사를 하고 동선을 통제했다. 기자도 인민대회당 취재를 위해 이날 하루에만 총 다섯 차례 신분증 검사와 두 차례 소지품 검사를 받았다.



인민대회장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검사를 미리 받았고 액체류나 원격 조종 장난감, 보조배터리, 셀카봉은 반입이 제한됐다. 인민대회당 근처 톈안먼광장 쪽에선 30m 이동에 신분증 검사만 두 차례 있었다. 인근 지하철역은 무정자 운행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할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로 4.5∼5%의 범위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가 꾸준히 고속 성장해왔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국발 관세 압박 등에 따른 구조적 어려움을 감안했을 때 신중한 목표치 설정이 요구돼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49.3)보다 0.3포인트 하락한 49로 집계됐다. 시장의 전망치(49.1)보다도 낮아 제조업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올해 양회의 핵심은 향후 5년 국정 운영 계획인 15차 5개년(2026~2030) 계획이다. AI(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 역량을 강화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하고 산업 장려, 재정 완화, 소비 진작을 묶은 내수 진작 패키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경기 부양책 보다는 전략적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와 사회 서비스를 확대하는 타깃형 재정 도구를 꺼낼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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