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소득 전문직 연구원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부여하되, 그 반대 급부로 ‘주 4.5일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야당에서 나온 첫 4.5일제 법제화 법안이다.
5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두 토끼 잡기’ 전략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가 주 52시간 규제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사업주에게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는 개발 단계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인 연구 역량을 쏟아붓는 것이 성패를 가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들은 이미 고소득 전문직과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략기술 육성이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상황에서 일괄적인 근로시간 규제는 국내 기업들을 현저히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가첨단전략산업 R&D 업무 종사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고, 업무 수행 방법이나 근로시간에 있어 자율성이 보장되는 근로자는 주 52시간제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필수 요건으로 못 박아 사용자의 독자적인 결정을 방지한다.
만약 합의가 이뤄질 경우 해당 근로자는 법정 근로시간, 휴게, 휴일, 연장·야간 근로 규정 대신 노사가 별도로 정한 기준에 따라 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연구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취지다.
그 대가로 개정안은 특례를 도입한 사업장에 대해 반드시 ‘주 4.5일제’를 시행하도록 의무화했다. 별도 근로시간 기준을 정하더라도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36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집중적으로 일한 만큼, 주중 근무 시간을 줄여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또 사용자는 근로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 연장시간에 상당하는 휴게시간이나 휴일을 부여하는 등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적절한 조치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거나 서면 합의 내용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형사 처벌이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사후 관리 감독도 대폭 강화했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우리 첨단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첨단 연구직 종사자들에게는 ‘몰입 후 충분한 휴식’이라는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