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소환 절차 없이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한 원심은 소송절차 위반에 해당해 다시 재판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피해자에게 “생활비를 빌려주면 월급을 받아 갚겠다”고 속여 80회에 걸쳐 총 3억95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인적 신뢰를 저버리고 돈을 편취한 혐의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A씨가 2회 공판에 이어 3회 공판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자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가 3회 공판을 앞두고 A씨에게 보낸 소환장에 실제 기일이 아닌 이미 지난 ‘2회 공판기일 일시’가 기재된 점이 문제였다.
재판부는 “출석 일시가 잘못 기재된 소환장은 법률이 정한 방식에 따라 작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이를 수령했더라도 적법한 소환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적법한 소환 절차 없이 피고인 불출석 상태로 재판을 진행한 원심은 소송절차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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