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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대' 하메네이 내세운 이란…'항전' 강경노선 이어갈듯

입력 2026-03-09 08:19   수정 2026-03-09 10:08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지도자(라흐바르)에 선출된 배경에는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존립이 걸린 위기 속에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신정 체제는 1979년 이슬람혁명 당시 팔레비 왕조의 세습 군주제에 대한 국민적 반발 속에서 탄생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세습이라는 모순을 감수하면서까지 체제 결속을 우선시해야 할 만큼 상황이 긴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전시 지휘의 중심축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군부로 이동했다.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선택한 데는 그가 지난 20여 년 동안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령의 종교 지도자보다 군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인물이 전시 지도자로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혁명수비대가 최고지도자 선출기구인 전문가회의에 모즈타바 선출을 사실상 압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혁명수비대 입장에서도 군과 거리가 있는 종교 지도자보다 오랫동안 관계를 쌓아온 인물이 최고 권력자가 되는 것이 전시와 전후 체제 안정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하메네이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적의 공격에 의한 순교’로 규정되면서 세습 논란을 일정 부분 상쇄하려는 정치적 의미도 부각되고 있다.

순교자의 아들이 미국에 맞서 저항을 이끈다는 상징성은 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 등 보수 강경 세력의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이번 선출을 단순한 권력 세습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하메네이의 죽음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른 ‘순교’로 강조하면서 아들의 승계는 순교 정신의 계승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왕조적 세습이라기보다 극단적인 안보 위기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모즈타바를 차기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모즈타바를 배제할 경우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를 최고지도자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즈타바 체제의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전쟁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세습이라는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따라다닐 전망이다.

이란에서는 7세기 수니파 왕조에 맞서 싸우다 순교한 시아파 성인 이맘 후세인의 서사가 이번 상황과 겹친다는 해석도 나온다. 1979년 혁명 당시에도 혁명 세력은 팔레비 왕조를 우마이야 왕조에 비유하며 자신들을 후세인의 투쟁에 빗대기도 했다.

하지만 시아파 전통에서 종교 지도자의 혈통 계승은 정치 권력의 세습이 아니라 영적 가문의 계승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이슬람공화국의 건국 정신과 충돌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1989년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 사망 당시에도 그의 아들을 후계자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세습이 체제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또한 최고지도자는 종교적 권위를 갖춘 이슬람 법학자여야 한다는 점에서 모즈타바의 종교적 자격 역시 논란이 될 수 있다.

그의 아버지 하메네이 역시 시아파 최고 권위자인 '마르자에 타클리드'가 아니었기 때문에 헌법을 개정하고 아야톨라로 승격한 뒤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전례가 있다.

모즈타바는 현재 중급 종교 지도자인 '호자톨레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아버지처럼 최고지도자실과 혁명수비대의 협력을 통해 권력 기반을 강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란 국영 언론은 그의 선출 소식을 전하면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번 결정이 종교 지도자들의 합의보다는 군부의 영향 아래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오면서, 향후 이란 체제가 종교 국가보다는 군부 중심 권력 구조로 더욱 기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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