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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개 비판한 73세 피아노 거장 "침묵하지 않는 건 양심의 문제"

입력 2026-03-09 10:44   수정 2026-03-09 10:45



“트럼프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괴롭힘(bullying)’을 저지르고 있다. 그는 세상에 전에 없던 추악함을 가져왔다.”

헝가리 출신의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73)가 지난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미국 공연 거부를 선언하며 남긴 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비판, 이민자 추방 정책 등에 대한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쉬프가 세계의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초 오스트리아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반이민,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했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러시아에서의 모든 공연을 거부해왔다. 그가 ‘행동파 음악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쉬프는 이달 1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제게 예술과 정치, 예술과 사회는 분리될 수 없는 관계”라며 “하나의 의견이 현실을 당장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물방울 여럿이 모이면 거대한 바다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듯 하나의 움직임이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작은 파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부당한 일에 침묵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건 사회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책임이자 의무”라며 “결국 모든 건 양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쉬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는 건 그가 클래식 음악계에서 50년 넘게 활동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은 거장이기 때문이다. 쉬프는 ‘바흐 해석의 권위자’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린다. 1970년대 활동 초창기부터 탁월한 작품 해석력, 연주력을 인정받으며 캐나다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후계자로 거론돼왔다.

쉬프가 녹음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굴드 음반과 함께 가장 유명한 클래식 앨범으로 꼽힌다. 1990년에는 ‘바흐 영국 모음곡’ 음반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쉬프 공연의 특징은 청중이 미리 프로그램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쉬프는 연주 당일 무대 음향, 피아노 상태, 청중 상황 등을 고려해 곡목을 정한 뒤 현장에서 이를 공개한다. 방대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매일 다른 곡을 연주할 수 있단 자신감이 없어선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당장 내일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도 모르는데, 1년 뒤에 어떤 곡을 연주할지 미리 정한다는 건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먼저 알 수 있는 공연 정보는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작품 중 선보인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제게 공연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한 공연은 사회적·역사적·문화적 맥락, 곡의 성격과 조성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오락의 단계를 넘어 배움의 경험이 되어야 하죠.”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건반 앞을 지키고 있는 그는 “50년 전보다 죽음엔 더 가까워졌지만, 음악 안에서만큼은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얻게 된 것 같다”며 “빠른 악장은 더 여유롭게, 느린 악장은 더 노래하며 연주할 수 있는 연륜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젊은 음악가들은 너무 빠르게 연주합니다. 음악은 서두른다고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데 말이죠. 전 음악가로서 운이 좋았고, 작곡가란 꿈을 빼고는 이번 생에서의 목표를 모두 이뤘어요. 악보를 충실히 연구하는 건 끝이 없는 과정이기에 앞으로도 계속해야겠지만요(웃음).”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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