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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반도체에 '최악' 복병 등장…삼전·닉스 개미들 '공포' [이슈+]

입력 2026-03-09 11:12   수정 2026-03-09 11:16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개장과 동시에 10~11%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공급망에 관한 우려도 한층 더 선명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오전 10시32분 기준 삼성전자는 주당 16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장 대비 두자릿수(10.04%) 하락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시간대 11.58% 낮은 81만7000원에 거래됐다. 주간으로는 전주 삼성전자 주가는 16.7%, SK하이닉스는 17.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선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유가가 한때 장중 배럴당 111달러로 치솟아 반도체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이다.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유지되면 물류를 포함해 유가·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전력비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전쟁 장기화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 공정용 핵심 소재와 관련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리스크로 떠오른 품목은 헬륨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전 세계 헬륨 공급 중 38%를 차지하는 카타르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실제 이란 전쟁 직후 헬륨 공급망은 '우려' 수준에서 최근 실제 공급 축소가 '확인'된 단계로 파악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카타르 헬륨 생산시설 3곳이 멈췄다.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C&EN'은 전쟁 이후 "전 세계 헬륨 공급량 3분의 1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갈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헬륨 사용자들의 혼란은 해결에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냉각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헬륨 수입량 중 64.7%는 카타르산이 차지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헬륨 해상 운송로도 막힌 상태로 알려졌다.

브롬은 헬륨만큼 실제 충격이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브롬은 반도체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에 활용된다. 고순도 수소브롬(HBr)은 D램·낸드플래시 제조 공정의 폴리실리콘 식각 등에 사용된다.

브롬의 중동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국내 브롬 수입량 가운데 97.5%는 이스라엘산이다. 한국이 중동에 의존하는 반도체 공급망 품목 14개 중 하나다. 물론 아직은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는 수준. 헬륨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영향권 밖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은 미리 확보한 재고와 공급망 다변화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헬륨 재고뿐 아니라 공급선을 추가 확보해 단기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상황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카타르 가스 생산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수록 필수 원료 조달 비용·시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급 자체가 끊기진 않더라도 검증된 대체 공급처로 갈아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에너지 비용 상승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공장은 상시 가동되는 클린룸과 냉각 설비 등이 있어 에너지 가격에 민감하다.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11달러로 치솟았다.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를 돌파하고도 그 이상을 기록한 셈이다.

다만 국내 반도체 산업은 자가발전·에너지 효율화 투자를 통해 그간 외부 전력 의존도를 꾸준히 낮춰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전력 비용 상승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활용해 지난 6~9일 공개된 증권사 리포트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란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국제유가 급등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고 이는 반도체 산업에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와 원가 부담 증가 우려를 촉발"한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메모리 가격은 예상보다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고 D램·낸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 가격 강세 기조가 지속될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조달 어려움, 글로벌 공장 가동 중단 등의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에너지의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은 국가여서 추가적 부담이 존재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론 업화의 견고함과 투자 사이클 지속성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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