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맞았지만, 게임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구글이 게임사에서 떼가던 앱수수료를 인하해 게임사 이익률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소각 기대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 10개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 올랐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하루 만에 5.69%, 4.54% 급락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치다.
주요 게임사 가운데 펄어비스(12.41%)가 급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한 투자자는 7년에 걸쳐 개발한 신작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의 출시를 앞두고 주가가 오르자 "7년 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기뻐했다. 다른 누리꾼은 "주가가 떨어질 줄 알고 매수하지 않았는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주가 약세장에서도 굳건한 배경에는 '구글 앱수수료 인하 조치'가 있다. 구글의 앱마켓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사는 구글에 결제 수수료를 지급한다. 현행 인앱 결제 수수료율이 30% 달해 게임사의 부담이 컸지만, 최근 구글이 앱수수료 인하를 결정해 게임사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최고 30%에서 20%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결제에는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간 한국에서 외부 결제(제3자 결제 시스템) 방식에는 26%의 수수료를 매겼다. 구글의 이번 정책은 6월 30일까지 미국·유럽경제지역(EEA)·영국, 9월 30일까지 호주, 12월 31일까지 한국과 일본에 적용한다.
수수료율 하락에 힘입어 게임사 영업이익률이 최대 10%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의 인하 조치로 애플도 수수료를 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한다"며 "신규 설치 특례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게임사 영업이익률은 3~10%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수수료율 인하 최대 수혜주로는 넷마블이 꼽힌다. 최 연구원은 "매출 규모가 크고, 모바일·캐주얼 게임 비중이 높을수록 수수료 인하 효과를 많이 누릴 것"이라며 "신작과 자체 개발작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게임사는 넷마블"이라고 설명했다.
신작 모멘텀(상승 동력)도 굳건하다. 펄어비스가 7년간 준비한 신작 붉은사막은 오는 20일 출시된다. PC와 콘솔(게임기) 버전이 동시에 발표된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유저 300만 명이 붉은사막을 위시리스트(관심목록)에 담는 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은 올해 500만 장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콘솔 게임으로 성과를 증명한 업체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프리미엄을 받는다. 국내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붉은사막의 성과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소각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 네오위즈(10.6%), 엔씨소프트(10%), 데브시스터즈(9.6%), 더블유게임즈(8.9%), 크래프톤(6.5%), 웹젠(6.1%), NHN(5.9%), 컴투스(5.3%)의 자사주 비중은 5%를 웃돈다.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규정이 강화됐고, 기존 보유한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내 소각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데브시스터즈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주당순이익(EPS)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씨소프트는 자사주를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총회 승인을 확보하면 소각 의무에서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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