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1일 09: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판결(Learning Resources, Inc. v. Trump 등)에서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관세 부과가 허용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미 헌법상 관세 부과 권한이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다는 점을 전제로, IEEPA의 “수입 규제(regulate importation)” 문언만으로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이 곧바로 위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에 발표한 IEEPA 기반 관세 조치(예: 특정 국가 대상 ‘마약·불법거래 관련 관세’, 전세계 대상 ‘상호관세’ 등)는 효력과 집행에 중대한 제약이 발생했다. 다만 이번 판단은 IEEPA 기반 관세에 한정되며,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제232조 관세나 중국산 제품 중심의 제301조 관세 등 다른 법적 근거에 따른 관세는 직접적인 영향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법원의 판결 직후(2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제122조(Section 122)를 근거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향후 15%로 관세율 인상이 예상된다. 반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는 2월 24일 이후 IEEPA 관세를 징수하지 않도록 수출입전자시스템(ACE) 및 HTSUS 코드 운영을 조정했다. 즉, 2월 24일 이후 수입되는 물품에는 IEEPA 관세가 부과·징수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방항소법원(CAFC) 판결과 국제무역법원(CIT)의 환급명령
대법원 판결 이후 2026년 3월 2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IEEPA 관세 사건에 대해 Mandate를 즉시 발령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Mandate는 항소심 판결의 효력을 하급심 법원으로 이전하는 절차다. 정부는 CAFC에 Mandate 발령을 일시 정지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6년 3월 4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CBP에 대해 (1) 청산되지 않은 엔트리는 IEEPA 기반 관세를 고려하지 않고 청산하고, (2) 청산된 엔트리는 IEEPA 관세를 고려하지 않도록 재청산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판단은 특정 원고에게만 적용되는 구제가 아니라, 모든 수입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구제 성격의 명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자동 환급이 보장되는 구조는 아니며, 실제 절차와 집행은 CBP의 후속 지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번 판결은 IEEPA 조항에 한정된 것이므로 제232조 및 제301조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기업 대응 전략(한국 수출기업 및 미국 수입자별)
실무적으로 대응 전략은 크게 계좌·서류 준비, 행정구제(PSC/Protest), 사법구제(소송)의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주요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환급청구권 재확인
DDP 조건 거래에서 한국 수출기업이 IOR(Importer of Record)로 등록되지 않은 경우, 관세 환급청구권은 원칙적으로 통관상 IOR로 신고된 미국 구매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 이때 수출기업이 관세를 실제로 부담했더라도, 환급 절차를 직접 진행하거나 환급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구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약서와 거래조건(DDP, 관세 부담 조항)에서 환급금의 귀속 주체와 정산 방식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동일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수출기업은 거래 구조별로 Foreign IOR 등록을 통해 환급청구권을 직접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되, 등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미국 구매자(IOR)가 환급을 청구·수령한 뒤 수출기업에 반환하도록 하는 절차와 의무를 계약으로 강제해 권리 상실 및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2. ACE 접근 및 ACH 환급계좌 준비
환급은 전자이체(ACH) 방식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ACE 접근 가능 여부와 환급 계좌(Refund Account) 등록 상태를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해외 수입자의 경우 미국 내 계좌가 없으면 환급 실무가 지연될 수 있으므로, 미국 내 계좌 확보 또는 제3자(통관대리인/브로커 등)를 통한 수취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실제 운영 측면에서는 환급 수령 주체, 비용 처리 방식 등 내부 프로세스를 사전에 정리해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3. 통관내역 확보 및 청산 상태 파악
CBP Form 7501(Entry Summary),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B/L 등 주요 서류를 통관번호별로 정리하고, Entry Date, Liquidation Date, 원산지, 품목번호·품명, IEEPA 관세 납부액을 기록해야 한다. 이때 단순히 파일을 모으는 수준이 아니라, 엔트리별로 “IEEPA 관세가 어떤 코드/라인으로 부과됐는지”까지 표 형태로 정리해 두면 이후 PSC/Protest 작성이 훨씬 수월해진다. 청산 여부(미청산/청산 완료)는 환급 절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므로, ACE에서 각 엔트리의 상태를 미리 조회하여 미청산/청산 완료/청산 예정을 구분하고, 청산이 임박한 엔트리는 우선순위를 높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4. 사후정정신고(PSC) 준비(청산 전)
미청산 건은 사후정정신고(PSC)를 통해 통관 내용을 수정하여 IEEPA 관세를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때 PSC 제출 가능 기간과 제출 요건을 확인하고, 해당 엔트리가 실제로 PSC 제출 가능한 상태인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PSC 작성 시에는 수정 전후의 관세 내역을 명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IEEPA 관세 금액 산정 근거 및 관련 자료를 정확히 정리해야 한다. 또한 청산이 임박한 엔트리는 PSC만으로 해결이 어렵거나 타이밍 리스크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필요 시 청산 일정 관리와 후속 절차(Protest 전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계획이 필요하다.
5. 이의신청(Protest) 준비(청산 후 건)
청산 완료 건은 Protest를 통해 환급을 청구할 수 있다. 청산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항변 사유와 근거를 갖춰 제출해야 하므로, 기한 관리가 핵심이다. Protest 서류에는 관세 부과 근거와 수정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증빙을 첨부해야 한다. 필요 시 가속처리 요청 등 절차 옵션을 검토할 수 있으며, 이후 CIT 소송은 환급 기대액 대비 비용·기간·전략적 이익(선례/확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Customs Health 체크
환급 청구가 증가할수록 CBP의 검증·사후감사가 강화될 수 있다. 따라서 분류·가격·원산지·결제 등 취약 지점을 사전에 점검하고 Reasonable Care 준수 근거를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급 검토 과정에서 품목분류 오류나 과세가격 누락, 원산지 증빙 미흡 등 다른 통관 이슈가 함께 발견될 수 있으므로, 통관 전반의 정합성을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
7. CBP 지침 발표 시 대응
CBP는 CSMS를 통해 환급 절차와 요건을 공지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새 지침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기한·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통관·재무·법무 부서와 외부 브로커 간 정보를 공유하고 지침 변경 시 내부 프로세스를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
8. 소송 제기 요건·기한 점검
행정절차로 해결이 어려울 경우 소송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관할·시효(원인발생일로부터 2년 이내)·기산점 등 법적 요건은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어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어떤 절차를 거친 뒤에 소송이 가능한지(행정구제 선행 여부), 소송으로 얻을 수 있는 구제 범위가 무엇인지(대상 엔트리/기간), 비용 대비 실익이 충분한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소송은 ‘최후 수단’으로만 보기보다, PSC/Protest 진행과 병행하여 가능한 시나리오를 미리 설계해 두고, 기한 경과로 선택지가 사라지지 않도록 타임라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대법원, 연방항소법원의 판결과 국제무역법원의 환급명령은 궁극적으로 수입업체에게 유리한 결과이지만, 환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와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 수출기업과 미국 수입자는 위 단계별 대응 사항을 즉시 검토·실행하고, 세관 안내(CBP CSMS)와 법원 판결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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