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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안 듣는 공유킥보드…사고 나면 이용자 책임?

입력 2026-03-12 15:42   수정 2026-03-12 17:34

중학생 양모군(15)은 지난 1월 29일 경기 성남의 한 상가 거리에서 공유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던 중 60대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시속 20㎞로 달리던 양군은 사고 지점 약 10m 앞에서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기기는 멈추지 않았다. 이 사고로 보행자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양군 부모는 운영업체인 지쿠 측에 관리 부주의 책임을 물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피해자 측에 치료비 등 500만원을 전액 지급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 가운데 일부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되면서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당수 업체가 기기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유 전동킥보드와 관련해 최근 3년간 36건의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고 11일 밝혔다. 이용자 불만의 상당수는 사고가 발생해도 업체가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와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이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주요 사업자 9곳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업체가 브레이크 등 기기 상태를 이용자가 직접 점검하도록 약관에 규정해 책임을 이용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업체는 기기 결함으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두고 있어 사고 발생 시 소비자가 피해를 떠안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 전동킥보드 관리 부실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1년부터 운전면허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앱을 통한 대여 과정에서 면허 인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통사고를 수사하는 경찰들도 일부 전동킥보드 사고를 살펴보면 브레이크 고장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수리 없이 다시 대여되거나, 수리가 완료된 것처럼 허위 처리된 뒤 현장에 재배치되는 사례를 다수 확인하고 있다.

지쿠 측은 "기기 결함으로 확인되면 보험 처리가 가능하지만, 이번 사고는 2인 탑승 등 위법 행위가 있어 보험사가 접수를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공유 모빌리티 특성상 이용자가 기기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공유 킥보드 대여 과정에서 업체의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고, 전동킥보드 업체와 이용자 간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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