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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 2900원' 中에 다 뺏긴다…'이제 시작인데' 한국 비명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입력 2026-03-12 09:07   수정 2026-03-12 10:16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한 중국 기업이 한국 발전사와 집단에너지사 등을 컨택해 그린암모니아를 저렴하게 판매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 소문은 올해 1월 말 서울대 에너지이니셔티브(SNUEI) 연구단 교수진 등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김성재 SNUEI 단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12일 "중국 기업 인비전이 그린암모니아를 1kg당 2달러 가량에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제도나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린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 중국을 앞지르기 힘들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린수소는 풍력·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만든 수소를 뜻한다. 화석연료를 태워 만드는 그레이수소와 달리 탄소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린수소에 공기에서 분리한 질소를 재생에너지 전기로 화학 반응시켜 결합하면 그린암모니아가 된다. 암모니아는 영하 33도 정도에서 액화되기 때문에 영하 253도까지 냉각해야 액체가 되는 수소보다 저장과 운송이 훨씬 쉽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그린수소 생산 비용은 1kg당 4~6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중국 기업 인비전은 그린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생산해 1kg당 약 2달러에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기반으로 일부 그린수소 생산기지에서 1kg당 1달러대 양산을 코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강대국이 수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수소가 전기국가 패권전쟁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산업용 열 최종병기이기 때문이다. 무탄소 전력이 남아돌때 이를 저장하는 수단이자, 산업 공정에 필요한 고온 열을 공급하는 연료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에너지 체계에서도 수소 활용 기반을 미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기반 열병합발전 설비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수소 연료를 도입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 입장에서 열병합발전은 경제성이 높은 구조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병합발전은 화석연료 기반이어도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열병합발전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난방이나 공정열로 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발전보다 에너지를 약 32% 절감할 수 있다”며 “열과 전기를 따로 생산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은 약 51%,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약 73%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부분의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열병합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로 바꿔가는 방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수소를 연료로 활용할 경우 산업 공정에서 필요한 고온 열을 공급하는 능력도 크게 높아진다.

이용훈 숙명여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기존 석탄 열병합은 약 550도 수준의 열원을 활용하지만 수소 전소 열병합은 1200도 이상의 초고온 열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150~250도 수준의 스팀을 훨씬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화력은 훨씬 강력해 수소가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BAT)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열병합발전소를 수소 기반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기에는 LNG와 수소를 함께 태우는 ‘혼소’ 방식으로 시작한 뒤 장기적으로는 수소만 사용하는 ‘전소’ 열병합발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80메가와트(MW)급 중대형 가스터빈의 수소 전소 실증에 성공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380~400MW급 초대형 수소 전소 터빈을 개발 중이다.

송용식 한화솔루션 전무는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많은 기술들이 필요하다”며 “이미 개발된 수소 혼소·전소 기술만이라도 상용화될 수 있도록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중립이라는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특정 에너지원만을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에너지원과 기술이 함께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그 길을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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