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금호동은 옥수동과 더불어 ‘강남 키즈’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리(동호대교) 하나만 건너면 바로 강남구 압구정이기 때문이다. 이 동네에서도 특히 금호두산이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재건축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당초 리모델링을 추진했는데, 역세권 활성화 제도를 활용해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꿨다.
금호두산은 1994년에 지상 최고 15층, 1267가구로 지어진 대단지다. 금호5-1지구 재개발을 통해 조성됐다. 어느덧 입주 32년 차를 맞아, ‘재건축’ 연한이 도래했다. 그러나 용적률이 249%로 다소 높은 게 그동안 재건축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주민은 2021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그러나 사업성 문제로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수직 증축과 별동 증축 중 구체적인 방식도 확정하지 못했다. 결국 리모델링은 흐지부지됐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이고, 서울시가 역세권 용적률 특례 제도를 내놓으며 정비사업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기반 시설과 대중교통 인프라가 좋은 역세권 사업장의 법적상한용적률을 최대 360%까지 높여주는 정책이다. 금호두산은 지하철 3호선 금호역과 바로 맞닿아 있다. 단지의 약 90%가 지하철역 경계로부터 250m 이내에 있다. 주민은 최대 340%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최고 30층, 약 1660가구로 재건축한다는 플랜을 마련했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용적률 상향을 통해 가구당 약 1억원의 분담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성이 대폭 높아진 것이다. 다만 특례를 받는 만큼 기부채납으로 공공임대뿐 아니라 공공분양도 일부 내놔야 한다. 용적률 340%를 적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일반분양 물량은 170가구 정도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기준 소유주가 비슷한 평형의 새 아파트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가구당 분담금은 4억~5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주변 녹지를 활용한 정비계획안도 눈에 띈다. 1000가구 이상 대형 사업장엔 공원 기부채납이 의무화돼 있다. 금호두산은 단지 왼편에 공원을 조성해 응봉근린공원과 금호근린공원을 연결하는 도심 속 녹지공간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승교 금호두산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기존의 단점으로 지적된 단차를 테라스 하우스와 커뮤니티 시설, 연도형 상가 등으로 특화하는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내 상가는 50실 남짓이다. 다만 상가 소유주는 3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다. 지난해 11월 성동구청으로부터 재건축진단을 위한 예치금 2억4300만원을 통보받았다. 재건축 전환을 본격 선언한 지 1년여 만인 올해 3월 준비위 집계 기준 예치금 모금률은 50%를 넘어섰다. 준비위는 내년 상반기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추진위를 꾸리면, 2028년 조합 설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입지 경쟁력이 금호두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금호역을 이용해 두 정거장만 이동하면 압구정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5호선 신금호역도 있다. 5호선은 광화문, 여의도 등으로 연결된다. 김 위원장은 “지하철로 강남·광화문·여의도 모두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왼쪽엔 한남뉴타운, 오른쪽엔 성수정비전략구역이 있다.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서울의 ‘신흥 부촌’과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호16·21구역 등 인근에서도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두산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5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대형 평형인 전용 116㎡도 올해 1월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었다. 성수동에서 시작된 성동구의 집값 상승세가 옥수·금호동으로 확산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인근 시세가 뒷받침되면, 분담금 부담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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