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도 공격을 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화물선 등 선박들은 라이베리아 선적(기국)인 경우가 많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엑스프레스룸호와 태국 선적 컨테이너선 마유리나리호가 경고를 무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고 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일부 선박 중에도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이 있다. 라이베리아 선적 벌크선 '시노 오션'은 지난 7일 UAE의 미나사크르항에서 화물을 실은 뒤 이란 혁명수비대 통제 구역으로 진입했다. 라이베리아 선적임에도 항법 시스템을 통해 "중국인 선주, 전원 중국인 선원"임을 알려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베리아 선적이 호르무즈 해협에 자주 보이는 것은 라이베리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방형 선박 등록국'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개방형 선박기국은 선박의 실제 소유주 국적과 관계없이 외국 선박도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국가의 선박등록 제도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라이베리아·파나마·마셜제도 3개 선적 국가는 세계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톤수)의 45.1%를 차지했다. 최근 IRGC가 라이베리아 선적 '엑스프레스롬'호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배를 “이스라엘 소유”라고 설명한 것도 이같은 제도 때문이다. 라이베리아 당국은 "자국의 선적 등록이 세계 시장점유율 17% 이상, 5700척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운업계에서 라이베리아 선적이 '중립적 상업 깃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유엔 국제해사기구(IMO)는 "선주 입장에선 금융·보험·운항·승무원 구성 측면에서 쓰기 편한 깃발을 많이 선택한다"며 "그 결과 위험 해역을 지나는 배에 라이베리아 선적이 자연히 많이 달린다"고 해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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