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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윳값 급등에 엔저까지…일본, 중동 긴장에 '초강수'

입력 2026-03-12 13:44   수정 2026-03-12 13:57



일본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에 휘발윳값이 급등하자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 합의와 별도로 선제적으로 비축유 방출에 나서기로 했다. 또 전국 평균 휘발유 소매가가 ℓ당 170엔을 넘지 않도록 정유사 등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12일 NHK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16일 비축유를 단독 방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간 비축유 15일분과 국가 비축유 1개월분을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와 연계된 국제적 비축유 방출의 정식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비축유를 (단독으로) 방출하기로 했다”고 했다.

비축유 방출은 IEA 회원국이 협력해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 정부가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은 1978년 관련 제도가 마련된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비축유 방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일본은 254일분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비축유 방출 배경과 관련해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져 이달 하순 이후 우리나라(일본)의 원유 수입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점을 고려해 석유 제품 공급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축유를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휘발유 소매가를 ℓ당 170엔 수준으로 억제하고, 경유·중유·등유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산업성이 이날 발표한 9일 기준 일반 휘발유 전국 평균 소매가는 ℓ당 161.8엔으로 전주와 비교해 3.3엔 올랐다. 일본에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60엔을 넘은 것은 3개월 만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19일 출하분부터 정유사 등에 보조금도 지급한다. 석유류 가격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조성한 기금을 우선 사용한다. 현재 기금 잔액은 2800억엔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속적으로 국민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 방식을 유연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마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LNG는 원유와 달리 중동 의존도가 10% 정도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본이 조달하는 LNG 가격은 원유 가격과 어느 정도 연동돼 중동 정세 악화가 장기화하면 LNG도 오를 수 있다. LNG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연쇄적으로 뛸 수밖에 없다.

한편 원유 공급 불안 우려에 엔·달러 환율은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달러당 159엔대로 상승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9엔대로 떨어진 것은 미국 외환당국의 환율 개입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로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기 직전인 1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EA의 비축유 방출 등 대책이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대증 요법 수준”이라며 “이란 문제 결말이 보일 때까지는 에너지 관련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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