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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유가가 다시 뛰고 있다. 3월 10일 기준 두바이유는 전주 대비 29.5% 상승했다. 건설업으로서는 원가 부담 확대를 피하기 어렵다. 다만 이번 국면을 2022년의 원가 쇼크와 동일선상에 놓고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유가 상승 자체는 분명 부담이지만, 당시와 같은 전면적 원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더 낮아 보인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당시 원가 급등은 단순히 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었고, 착공 확대와 인력 부족, 금리 급등이 한 시점에 겹치며 시공 체계 전반을 흔든 복합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첫째, 지금은 2022년처럼 현장 인력 수급 병목이 구조적으로 심화된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 2022년 원가 급등의 본질은 원자재 가격 상승보다도, 착공 물량 증가에 비해 현장 인력 공급이 따라오지 못한 데 있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 공장 착공 확대, 조선업 수주 회복, 주택 착공 회복이 동시에 이뤄지며 기능인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은 둔화했고, 그 결과 인력 부족, 노무비 상승, 생산성 저하가 한꺼번에 나타났다. 실제로 2021년 착공 면적은 월평균 11.2만㎡로 과거 10년 평균 9.9만㎡를 웃돌았지만,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19년 21.7만 명에서 2021년 19.8만 명으로 줄었다.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반면 현재는 유가 상승 부담은 존재해도, 당시처럼 인력 수급 붕괴가 공사 수행 체계를 흔드는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노임단가 흐름 역시 급등보다는 안정화에 가깝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외주비 상승 폭 또한 2023년 보통 인부 1군 건설사 1공수 기준 세전 14만원 수준과 2026년 유사 현장 기준 14만4000원 수준을 비교하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

둘째, 유가 상승이 곧바로 건설 원가 전반의 급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유가는 건설업 비용에 분명 영향을 주지만, 그 전이에는 시차가 존재하고 직접 효과도 생각보다 크지 않다. 한국은행의 2022년 산업연관표 기준 건설업의 석탄 및 석유제품 직접 투입계수는 0.0194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유가가 10% 상승할 때 건설 원가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약 0.19%포인트 수준이다. 여기에 화학제품, 비금속광물 제품, 운송 서비스 등을 통한 1차 간접효과를 더해도 초기 비용 압력은 약 0.35%포인트 수준에 그치고, 전 산업 연쇄효과까지 반영한 총효과 역시 약 0.77%포인트 수준으로 추정됐다.
결국 유가 상승은 운송비, 시멘트, 레미콘 등 일부 항목에 점진적으로 스며드는 성격이 강하다. 다시 말해 유가 상승은 부담 요인이지만, 그것만으로 2022년과 같은 전면적 원가 쇼크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번 비용 압력을 볼 때도 숫자 자체보다 전이 속도와 파급 범위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금융환경 측면에서도 2022년과 같은 삼중 압박이 재연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2년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수입물가 상승으로 자재 매입 단가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건설사의 운전자금 수요도 증가했다. 동시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2년 1월 연 1.25%에서 같은 해 11월 연 3.25%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건설사는 원가 상승에 따라 더 많은 선투입 자금이 필요해졌는데, 그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마저 급등한 것이다. 원가 상승과 금리 인상, 운전자본 부담 확대가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였다. 반면 현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일부 비용 부담은 존재하지만, 당시처럼 비용과 금리, 자금조달 부담이 동시에 급격히 악화하는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유가 상승은 건설업에 불편한 변수이기는 하나, 2022년과 같은 충격의 재연이라기보다는 제한된 범위의 원가 부담으로 해석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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