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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화장실 흡연 멈춰주세요"…아파트 갈등 해결책은? [이슈+]

입력 2026-03-12 21:00   수정 2026-03-12 23:47


아파트 내 흡연을 둘러싼 갈등이 온라인에서 다시 확산하고 있다.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과 집 안 흡연까지 규제할 수는 없다는 주장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지며 공동주택 생활의 고질적인 갈등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흡연 문제가 심각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한 사람의 담배 연기로 폐가 좋지 않은 가족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글을 남긴다"며 "가족 생존의 문제라 극한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새벽 2시쯤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새벽에 밖에 나가기 싫어서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같은데 담배 연기가 그대로 위층으로 올라온다"며 "가족이 고통받는 걸 참을 수 있는 가장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해당 게시글은 빠르게 확산하며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온라인에서 논쟁을 불러왔다.
◇"숨쉬기 힘들어요"…아이의 손글씨 호소


입주민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다. 지난 1월에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흡연 냄새' 관련 쪽지 논쟁이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당시 한 주민이 "담배를 피우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역겨운 냄새 때문에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살려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고, 다른 주민이 "그럼 집에서 피워야 하냐. 밖에서도 눈치 보며 피우는데 당신이 토가 나오든 말든 상관없다"는 답장을 남기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이후 또 다른 주민이 "밖에서도 조금 더 배려해 달라"는 글을 붙이면서 '쪽지 설전'은 이어졌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이 아파트 내 흡연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는 손글씨 편지가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사진에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손글씨 호소문이 담겼다.

비뚤비뚤한 글씨로 작성된 글에서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복도와 계단에서 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나 숨쉬기가 힘들다"며 "아파트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호소문 아래에는 담배를 괴물처럼 표현하고 그 앞에서 괴로워하는 자기 모습을 그린 그림도 함께 있었다.

이처럼 공동주택 내 흡연을 둘러싼 갈등 사례가 온라인에서 잇따라 공유되면서 관련 질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인 등에는 "아파트 흡연을 고소할 수 있느냐", "비상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웃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는데 방법이 없느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흡연자의 배려를 요구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일부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담배가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도덕의 문제", "아파트 단지에서 눈치가 보여 베란다나 화장실에서 피우는 사람이 많다", "차라리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피우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공동주택 특성상 일정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가족 생존 문제라면 주택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있지 않느냐", "흡연이 불법이 아닌 이상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공동주택에 사는 이상 다양한 생활 방식으로 인한 불편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공동주택 흡연 갈등, 현실적 해결책은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의 흡연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다만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공동주택의 복도·계단·엘리베이터·지하 주차장 등 공용 공간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공동주택 거주 세대의 2분의 1 이상이 신청하면 지자체장은 해당 구역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렇게 지정된 금연 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베란다나 화장실 등 세대 내부 공간에서의 흡연은 사적 영역으로 분류돼 직접적인 처벌은 어렵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가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만 규정하고 있을 뿐, 세대 내부 흡연 자체를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승민 변호사는 "현행법상 공동주택의 세대 내부와 같은 전유 공간에서의 흡연을 직접적으로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베란다나 화장실 등에서의 흡연은 사적 영역으로 분류돼 법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다만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공동주택 거주 세대의 2분의 1 이상이 신청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복도·계단·엘리베이터·지하 주차장 등 공용 공간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고, 이 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간접흡연 피해가 심각한 경우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특정 세대에서 발생한 담배 연기라는 점과 피해 발생, 인과관계 등을 모두 입증해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실무적으로는 관리사무소 등 관리주체에 간접흡연 피해 사실을 알리고 중재를 요청하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고, 이런 요청 기록은 향후 분쟁이 법적 절차로 이어질 경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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