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주호영 국회부의장이 12일 국회본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주호영 의원실 제공</i>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대구 수성갑)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 처리 지연을 두고 "위헌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남·광주행정통합법안은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친 반면, 대구·경북 법안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묶어둔 것은 헌법상 평등권과 국토균형발전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 부의장은 이날 본회의 연설에서 양 지역 법안의 처리 속도 차이를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 2월 12일 행안위를 통과한 전남광주행정통합 법안은 2월 24일 법사위를 통과하고 3월 1일 본회의까지 통과했다"며 "이 과정에서 행안위에서 전남광주 법안과 함께 여야합의로 통과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은 법사위에 상정도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 부의장은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넘어 법안 상정 자체를 막은 것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월권이라는 점도 함께 부각했다. 이어 "대구경북 통합법안은 법상 요건인 시도의회의 공식적인 동의도 모두 갖추었다"며 법안 보류의 명분이 약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수용했는데도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주 부의장은 "그 이후 당치도 않은 요구지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조건도 다 들어주었다. 필리버스터 중지, 당론 찬성, 대구시의회의 찬성"이라며 "그런데 충남·대전도 찬성하라고 한다. 충남대전은 시도의회의 찬성을 받지 못하고 시도지사가 반대해서 통합의 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 그런데 왜 충남·대전 통합을 대구·경북이 책임져야 하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애초부터 지지 기반만 한껏 퍼주고 대구·경북은 아예 해 줄 생각이 없었다고 오해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주 부의장의 발언이 지역 민원성 호소를 넘어 국토균형발전의 형평성 논란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남권에서 '선별 지원'이라는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의 현실을 '소멸 위기'로 규정하며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상황은 광주·전남과 다르지 않다"며 "인구가 빠져나가고 기업이 떠나며,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 처절한 현실 앞에서 행정통합이라는 전환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종국에는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여당이 5극3특을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추진하는 것도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고 면적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이 방법이 아니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무너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대로 가면 수도권도 망하고, 지방도 망하는 공멸의 길 밖에 남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이 행정통합을 가장 먼저 추진한 지역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도 단체장, 광역의회, 국회의원이 모두 통합에 동의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책적 차별을 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전남·광주 주민들이 환호할 때 대구·경북 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정말 국회가 해야 하는 일인지 다시 한번 숙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4년간 최대 20조원, 공기업 이전, 국책사업 우선 선정 등 결국 지지기반인 전남광주에만 엄청난 특혜를 주는 지극히 편파적이고 차별적인 결정"이라며 "헌법상 평등권의 침해, 국토균형발전 조항 침해의 소지가 매우 크다. 헌법소원도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끝내 전남·광주만 통합해주고 대구·경북을 제외한다면 역대 최악의 지역차별 국민분열 정권으로 두고두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의장은 "중앙선관위는 4월초까지 법안이 통과되면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며 "다음 법사위와 본회의에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을 꼭 통과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원내대표들께서 이를 위해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 주실 것을 촉구한다"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에 공감하시는 의원들께서도 더 나서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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