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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한가운데 핀 연꽃 연못…발리 시간이 완성되다

입력 2026-03-12 16:57   수정 2026-03-12 16:58

발리는 ‘생각보다’ 훨씬 큰 섬이다. 세계적인 휴양지라는 수식어에 너무 익숙해 자칫 하나의 해변 도시처럼 상상하기 쉽지만, 실제 면적은 약 5780㎢로 제주도의 세 배가 넘는다. 그 안에는 남쪽의 해안 절벽과 에메랄드빛 바다, 내륙 우붓의 계단식 논과 정글, 전통 사원과 럭셔리 리조트가 공존한다. 발리가 오랫동안 허니문과 럭셔리 휴양의 ‘버킷리스트’로 꼽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택지가 많아서가 아니라 한 번의 여행 안에서 전혀 다른 풍경과 경험을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발리의 얼굴 가운데 포시즌스는 가장 극적인 두 장면을 골라 리조트로 펼쳐 놓았다. 남서부 짐바란 베이에서는 바다와 해안, 절벽과 석양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내륙의 우붓 사얀에서는 강과 숲, 계곡과 안개의 정적을 경험할 수 있다. 차로 약 90분만 이동하면 전혀 다른 세계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짐바란 베이에 들어서면 리조트보다 마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축구장 20개 규모인 14만㎡ 부지 위에 156개 객실이 흩어져 있다. 초가지붕 빌라와 정원, 사당과 물길이 발리 전통 마을 구조처럼 배치돼 있다. 리조트 안에는 힌두 사당이 있고,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적도 품고 있었다. 단순히 바다를 마주한 숙소가 아니라 발리의 옛 생활과 신앙을 현재형 풍경으로 체험하게 만든 공간이다.

짐바란의 하이라이트는 레스토랑 ‘순다라’다. 특히 ‘핑크 선데이 브런치’는 여행자의 절제를 기분 좋게 무장해제시킨다. 코코넛 크랩 샐러드의 상큼함과 와규 플랭크 스테이크의 묵직한 육향 사이에서 메뉴판에 적힌 모든 요리를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은 가장 큰 유혹이자 사치스러운 딜레마다.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요리로 빼곡해 결국 메뉴판 전체를 훑고서야 멈출 수 있다. 식사 후에는 57m 길이의 인피니티풀에서 수영도 즐길 수 있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일정 비용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짐바란의 또 다른 매력은 바다를 비교적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리조트 앞 해변에서는 개별 서핑 레슨이 이뤄지는데, 쿠타와 창구 등 발리 내 유명 해변의 번잡함이 이곳에는 없다. 스파는 발리 철학의 ‘세칼라’, 눈에 보이는 몸의 회복에서 출발해 내면의 균형으로 들어가는 독특한 치료 방식으로 이뤄진다. 빛과 색, 사운드, 크리스털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현대적으로 보이지만, 몸을 먼저 풀어 마음이 따라오게 하는 발리식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사얀으로 옮겨가면 발리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사얀은 아융강 계곡 안쪽 깊숙이 들어앉아 있다. 이곳의 상징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로비와 그 위의 연꽃 연못, 그리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짙어지는 숲이다. 건축가 존 히아는 이 리조트를 ‘밥그릇’처럼 상상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정글 한가운데의 비밀스러운 성소에 들어가는 느낌이 더 강하다. 60개 객실과 빌라는 강변과 계곡을 향해 놓였고, 대부분의 빌라가 아래층에 수영장과 침실을 숨긴 구조여서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이 매우 높다. 바다의 개방감 대신 정글의 고요가 핵심적인 경험 요소다.

사얀에서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바로 ‘래프팅 체크인’이다. 아융강 상류에서 보트를 타고 약 두 시간 급류를 따라 내려와 리조트 내 풀장으로 곧장 들어오면 체크인이 이뤄진다. 체크인도 하나의 여정처럼 경험할 수 있다. 물살이 거세지는 구간을 지날 때마다 우붓의 정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 사얀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자연 속 은신처처럼 느껴진다. 이 리조트가 주는 럭셔리는 화려함보다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왔다’는 전환감에 있다.

발리의 진짜 매력은 결국 하나의 풍경이 아니라 대비에 있다. 짐바란에서는 바다가 사람을 바깥으로 열어젖히고, 사얀에서는 정글이 사람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인다. 포시즌스는 그 상반된 두 감각을 하나의 여정으로 엮어냈다. 발리에서의 럭셔리는 그래서 더 큰 객실이나 더 비싼 샴페인보다, 전혀 다른 두 자연을 가장 품위 있게 건너는 경험에 가깝다. 너무 잘 알려진 섬이라고 생각한 발리가 끝내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발리=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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