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은 지난해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2020년 19조4000억원이던 사교육비 총액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2024년 29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같은 상승세가 5년 만에 꺾인 것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3.5% 줄어든 4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자 소득 하위 계층이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사교육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초교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의 돌봄 기능이 강화되며 ‘학원 뺑뺑이’가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는 ‘4세 고시’ ‘7세 고시’로 불리던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레벨 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물가 뛰자 학원 끊고 인강 대체…학교 돌봄교실 확대도 감소 영향
가계 소득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자 학부모들이 학원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은 2024년 80.0%에서 2025년 75.7%로 낮아졌다. 데이터처는 “지난해 소득 전 구간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내려갔다”며 “사교육 수강 목적 가운데 학교수업 보충과 선행학습 부문이 줄어든 점이 참여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을 보면 초등학교는 12조2000억원, 중학교는 7조6000억원, 고등학교는 7조8000억원이었다. 초등학생 사교육 감소폭이 7.9%로 가장 컸고 고등학교(4.3%), 중학교(3.2%)가 그 뒤를 이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교육비를 충분히 지출할 수 있는 소득 상위 계층은 사교육 비용을 최대로 끌어다 쓰고 있다”며 “총액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금액을 구간별로 보면 ‘100만원 이상’은 11.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년보다 4.3%포인트 늘어난 24.3%였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사교육비 지출 금액이 100만원 이상인 학생 비율이 증가한 데는 물가 상승에 따라 학원비가 오른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이 지표만으로 양극화가 고착화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상위권이 되기 위한 상위권 학생 간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H수학 학원 레벨테스트에 응시한 초등 2~3학년은 총 1만4944명이었다. 이 중 약 30%에게만 입학 자격이 주어지는데, ‘입학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3수, 4수를 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다.
학생 성적이 상위권일수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의 사교육비는 66만1000원, 하위 20% 이내는 32만6000원으로 두 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상위 10% 이내 학생의 사교육비는 0.7% 줄어들었지만 하위 20% 이내 학생의 사교육비는 11.9% 감소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초·중·고 사교육 경감 대책’을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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