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최고가격이 L당 1724원으로 정해졌다. 자동차용 경유와 등유는 각각 L당 1713원, 1320원이 상한선으로 설정됐다. 이에 1900원에 육박하던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1800원 안팎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12일 최근 중동 상황으로 인한 국내 석유 가격 급등세를 진화하기 위해 13일 0시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정유사의 석유제품 가격 인상을 제한하고 나선 것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발표한 1차 최고가격은 3월 11일 평균 공급가에 비해 휘발유는 L당 109원, 경유는 218원, 등유는 408원 저렴한 수준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 가격은 오는 26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정부는 국제 가격 변동을 반영해 2주마다 최고가를 고시하기로 했다.
정유사가 보는 손실은 검증을 거쳐 재정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 정유사들이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작년 같은 기간의 수출 물량을 초과해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주유소 소매가격 모니터링 강화…과다구입 등 매점매석 '형사 처벌'
산업통상부는 13일 0시부터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1차 최고가격으로 보통휘발유는 L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와 등유는 각각 1713원, 1320원으로 설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고가격제란 정유 4사가 자율적으로 책정해온 공급가에 ‘일괄적 상한선’을 두는 방식이다. 정유사는 각 대리점(직영)이나 주유소(자영)의 실적과 경쟁 상황에 따라 L당 공급가를 깎아주거나 더 받아왔는데, 앞으로는 ‘이 가격 위로는 받지 말라’는 절대적 가이드라인이 생기는 셈이다. 주유소는 보통 공급가격에 마진 50~100원을 붙여 소매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은 L당 1700원대 후반~1800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1차 공급가는 13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앞으로 2주마다 유가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최고가격을 고시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해 조정 주기를 2주로 설정했다”며 “매주 조정하면 가격 안정 효과가 떨어지고, 기간이 너무 길면 국제 시세와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유사나 주유소가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석유제품을 고의적으로 공급·판매하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13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정유사는 올해 3~4월 석유제품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 이상 공급해야 하고, 주유소는 폭리를 목적으로 석유제품을 과다하게 구입·보유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한 사업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정유사가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는 대신 수출 물량을 늘릴 것에 대비해 수출을 2025년 같은 기간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운영에 따른 정유사 손실액을 분기별 사후 검증을 거쳐 정부 재정으로 전액 보전해줄 계획이다. 정유사가 자체 원가를 반영해 손실액을 산정한 뒤 공인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제출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정산위원회가 이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수출 물량 통제에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 비중이 60%로 평년보다 적어 수출 물량을 작년 수준에 맞추라는 것은 수익을 포기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태 장기화 여부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정유사 재고가 줄고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당초 1800원대로 예상되던 휘발유 기준 최고가를 정부가 1724원까지 낮추면서 정부 재정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2011년 이명박 정부가 기름값을 L당 100원 내리도록 압박했을 때 정유사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7000억원가량 줄어든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김리안/성상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