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코스피지수는 하루에 10% 넘게 하락했다가 다시 10% 가까이 오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14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재테크 전략을 짚어봤다. PB들은 지정학적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꾸준히 분산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전쟁에 따른 가격 조정을 주식 등 위험자산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왔다.
중동 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더라도 올해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오경석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이 크고,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신임 의장의 통화정책 방향도 현재로선 매우 불확실하다”며 “중동 분쟁이 빠르게 평화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올해는 미국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식에 투자하되 한국과 중국 등 다양한 지역으로 투자 대상을 분산해야 한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브라질 등 자원부국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큰 만큼 브라질 주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국내 증시 상승 흐름에 충분히 올라타지 못한 고객들에게는 이란·미국 전쟁을 국내 자산을 추가로 담을 기회로 안내하고 있다”며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기업, 이익 성장이 지속되는 산업,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섹터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라면 투자자산의 60%를 미국으로 채울 것을 권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한국 비중을 60%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 전문위원은 “코스피지수가 작년부터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여전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 수준으로, 지난 10년 평균인 10.4배보다 낮다”며 “이익 성장세에 기반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은 한국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분산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도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가 강한 데다 중국 제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전체 재테크 자산의 35~50% 정도를 국내 주식으로 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만큼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방식은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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