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참여 중인 세계야구클래식(WBC) 4강 대진표가 바뀌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예상과 달리 조별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이탈리아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2026 WBC B조 멕시코와 최종전에서 9-1로 대승을 거두면서 미국이 기사회생으로 조2위로 8강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이날 멕시코가 4점 이하로 득점하면서 이탈리아를 꺾으면 미국은 실점률 때문에 조3위로 밀려 탈락할 수도 있었다. 이탈리아의 승리로 실점률을 따지지 않고 2위가 된 것이다.
2026 WBC 1라운드 모든 경기가 끝나면서 8강전에는 A조 캐나다와 푸에르토리코, B조 이탈리아와 미국, C조 일본과 한국, D조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오르게 됐다.
문제는 이날 WBC 조직위가 대진표를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대진표에 따르면 C조 2위인 한국이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A조 1위인 캐나다와 B조 2위 미국의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하지만 이는 본래 C조 1위인 일본의 대진표였다. 대진표가 바뀌게 되면서 일본이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A조 2위 푸에르토리코와 B조 1위 이탈리아 중 승자와 4강전을 치르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4강전에서 만나게 하지 않기 위해 대진표가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WBC 대진표가 '변경'이 아닌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회 시작 전 주최자인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공개한 대진표에는 A조 1위-B조 2위, A조 2위-B조 1위, C조 1위-D조 2위, C조 2위-D조 1위의 8강전만 확정이었고, 준결승의 경우 '추후 결정(TBD, To Be Determined)'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8강에 진출한다면 조별리그 순위와 상관 없이 14일에 경기를 하게 된다. 또한 일본이 2라운드에 올라간다면 마찬가지로 조 순위와는 별개로 15일에 8강전을 치른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미국과 일본이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준결승에서 절대 붙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다.
WBC 조직위는 2023년도에도 예정됐던 4강 대진표를 대회 중에 바꾼 바 있다. 이때도 미국과 일본이 4강에서 맞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이번 대회 유력 우승 후보이며 흥행에서도 최고의 카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진표 조정 후 2023년 WBC 결승전에서 맞붙은 미국과 일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일본이 3-2로 승리하며 우승했는데,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케이블 채널 폭스 스포츠1(FS1)의 결승전 시청자가 448만명이었다고 한다. 이는 2017년 대회의 229만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일본에서도 시차를 고려해 평일 오전에 이뤄진 경기였음에도 평균 시청률 42.4%를 기록했고, 우승 순간에는 무려 46%까지 시청률이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자력으로 8강전에 진출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특혜성 대진표 조정에도 "결승전에서 미국과 일본의 대결이 펼쳐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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