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월 결제액이 지난달 905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앤트로픽의 '클로드'가 점유율 30%를 넘어서며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2월 AI 결제액 905억…클로드 30% 첫 돌파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카드 결제액은 905억5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7.2%, 전년 동월 대비 130.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결제 건수는 177만8000건으로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0% 증가했다.특히 서비스별로는 클로드의 성장세가 단연 두드러졌다. 2월 클로드 결제액은 271억2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72.7%, 전년 동월 대비 830.8% 급증했다. 점유율은 30%로 전월 대비 11.4%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22.6%포인트 상승하며 처음으로 30%선을 넘어섰다.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반면 독주 체제를 이어오던 오픈AI의 챗GPT는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2월 챗GPT 결제액은 453억3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7.7% 감소했다. 2025년 11월 55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한경에이셀은 "개인·기업간거래(B2C)에서는 구글 제미나이와, 기업간거래(B2B)에선 클로드와의 경쟁 심화로 할인 정책 지속 등이 결제액 감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건당 10만원 넘었다"…기업 고객이 이끄는 클로드
클로드 성장의 배경에는 단순한 이용자 증가를 넘어 '객단가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클로드의 결제 건당 금액은 2025년 1월 4만2587원에서 같은 해 12월 9만6373원으로 뛰었고, 2026년 2월에는 10만6022원으로 처음 1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생성형 AI 서비스 평균 결제 건당 금액(약 5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기업 고객 비중도 높다. 2월15일 기준 클로드의 법인카드 결제 비중은 61%로 챗GPT 대비 16%포인트 높다. 클로드의 성장은 2025년 5월 '클로드 코드' 출시를 기점으로 본격화됐으며 지난 1월 기업용 데스크톱 솔루션 '클로드 코워크' 론칭 이후 엔터프라이즈 중심의 신규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기준으로는 여전히 챗GPT가 압도적이다.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2월 챗GPT MAU는 2293만명으로 1위를 유지했다. 클로드 MAU는 77만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클로드 MAU는 전월 53만명 대비 45% 급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제액과 MAU 사이의 온도 차는 클로드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용자 규모 면에서는 밀리지만 '고단가 기업 고객'이 집중된 구조라는 분석이다.
글로벌서도 '오픈AI 추월' 가시권
이런 흐름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에포크AI는 "앤트로픽의 연간 매출은 2024년 10억달러 돌파 후 매년 10배 성장해 왔으며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6년 중반 이후 앤트로픽 매출이 오픈AI를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앤트로픽의 연간 환산 매출은 올해 2월 기준 140억달러에 달한다. 오픈AI의 연간 성장률(3.4배)을 크게 웃도는 속도다.앤트로픽의 강세는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멘로벤처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시장에서 앤트로픽 점유율은 40%로 오픈AI(27%)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코딩 영역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클로드 코드 인기에 힘입어 앤트로픽의 코딩 시장 점유율은 54%로 2위 오픈AI(21%)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국내 결제 데이터에서 확인되는 법인 고객 집중 현상이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는 챗GPT의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가 기업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코딩 영역에서도 챗GPT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B2C 부분에서는 챗GPT가 압도적"이라며 "B2B 시장에서의 성과가 성패를 가를 텐데 국내 기업들의 AI 도입이 본격화되는 올해가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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