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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중일 등 5개국 집어 "호르무즈 군함 파견하라" 요구 배경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3-15 03:04   수정 2026-03-15 06: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박 통행이 사실상 차단된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등 5개국이 군함을 파견할 것을 14일(현지시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려는 이란의 시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많은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여(in conjunction with) 군함을 파견할 것(will be sending)”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다섯 국가를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이러한 인위적인 제약으로 피해를 입는 국가들이 해당 지역에 함선을 파견하여, 완전히 참수당한 국가(이란)가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지 못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동안 미국은 해안선을 따라 맹렬한 폭격을 가할 것이며, 이란의 보트와 함선들을 지속적으로 격침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우리는 곧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자유로운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보호 문제가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만큼 일종의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일정한 기여를 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통되는 원유 중 상당부분은 아시아로 운송된다.

전체 물동량 중 37.7%는 중국으로, 14.7%는 인도로, 12.0%는 한국으로, 10.9%는 일본으로 각각 운송(작년 1분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 기준)된다. 이 중에서 중국 선박 및 인도의 액화프로판가스(LPG) 운송 선박은 이미 이란 측에서 통과시켜 주고 있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와 면담할 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 문제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김 총리는 밝혔다. 주미대사관 등에서도 특별히 트럼프 정부의 요청 등을 받은 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12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연합군'이라는 표현을 썼다. "미 해군이나 국제 연합군이 유조선 호위를 할 가능성은 항상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실제 현재 이란 유조선과 중국 국적 유조선 일부가 호위 아래 통과하고 있는 것은 해협에 기뢰가 설치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유럽 국가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담당 전무이사 무즈타바 라만은 미국이 공식 호위 요청을 하진 않았다면서도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참여를 요청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더힐에 말했다. 그는 "미 해군이 (호위를) 거절하는 상황에서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가 그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유럽은) 현재로서는 주요 교전이 끝난 후에야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며, 미국과 합동 작전에 참여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유럽이 사실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끼어드는 것이 되고, 이란으로부터 교전 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는 유럽의 고민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지목한 이상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게 됐다.



앞서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앞서 자체 성명에서 "G7 정상들은 해당 지역 항행의 자유 회복을 준비하기 위한 협조 체제 구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보 상황이 허용할 경우 선박 호위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이 시작됐다"고도 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국제 연합군'의 아이디어와 비슷하지만 '안보 상황이 허용할 경우'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를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중동 동맹국들이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휴전 협상을 시도했으나 트럼프 정부가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오만 등 앞서 이란과 미국 간 협상을 중재했던 나라에서 이번에도 휴전을 중재하려 했지만 미국이 거부햇다는 것이다. 이란 측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중단되기 전에는 어떤 휴전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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