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서 자국민에게 전면 철수령을 내렸다. 이라크에서 친이란 무장 세력의 공격이 잇따르면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전역으로 충돌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모든 자국민에게 '즉시 이라크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무장 단체가 이라크 내 공공 안전에 주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이유다.
미 대사관은 하루 전까지 만해도 미국인들에게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고 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하라는 수준의 주의를 당부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면 철수 권고로 방침을 강화했다.
이는 이란을 둘러싼 전쟁이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NYT는 진단했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친이란 무장 세력의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14일에는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 건물 옥상 헬기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조직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해당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에는 이란의 후원을 받는 여러 무장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통제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들 조직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과 함께 이란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저항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비교해 군사력에서 열세인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중동 각지의 동맹 세력을 활용해 전선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데보라 마골린은 NYT에 "이란은 자신들과 그 대리 세력이 미국을 표적으로 삼고자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는 이라크 내 미국 시민들을 위험에 놓이게 했다"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확산 속에서 무장 세력이 더 대담해지고 이라크 내 미국인들이 직면한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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