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된 탄소를 포집해 땅에 묻는 탄소포집·저장(CCS) 산업이 글로벌 자본을 흡수하고 있다. 단순히 탄소 규제에 대응하는 수준에 머물던 CCS 사업이 탄소도 감축하고 고수익도 올릴 수 있는 사업으로 진화하면서다. 국내 대기업도 기술 개발과 해외 프로젝트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국내엔 탄소를 묻을 곳이 없어 CCS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CCS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올해 시행되는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해 탄소 배출권을 선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CCS는 탄소를 포집해 지층에 영구 매립하는 기술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탄소 1t에 18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해 사업성이 높아졌다.
미국에선 최근 2~3년 새 CCS 투자가 활발하다. 석유기업 옥시덴털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10억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에 지은 스트라토스 플랜트가 곧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2035년까지 세계에 연 50만t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CCS 플랜트를 100개 짓는다는 구상이다. 세액공제만으로도 플랜트당 연 7000만~8000만달러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배출권거래 시장에서 탄소크레디트를 판매하면 추가 수익도 올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포집 탄소를 노후 유전에 주입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저류층 회수 증진(EOR)’ 기술이 채굴산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CCS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도 적극적이다. 삼성E&A, SK어스온, GS에너지,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나스와 함께 ‘셰퍼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내 산업단지에서 탄소를 포집해 말레이시아 대륙붕에 묻는다는 계획이다.
국내엔 탄소를 포집해도 묻을 곳이 없다. 2021년 채굴이 중단된 동해 가스전에 탄소를 주입하는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행정 절차 지연으로 목표 시점이 2028년 이후로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석유회사, 채굴기업들은 폐유전을 활용한 탄소관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국가적으로 탄소 저장소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훈/김리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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