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키지여행은 '실버산업'으로 꼽힌다. 젊은 여행자 대부분은 해외여행을 갈 때 패키지라는 옵션을 머리 속에 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패키지 여행은 안 갈 거야'라는 확실한 기준점을 가지고 스스로 여행정보를 탐색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패키지여행산업의 미래는 암울하다. 하지만 여행사들도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놀유니버스도 SIT(Special Interest Travel)라는 새로운 방식의 패키지 여행을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여행 초보자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다. 한국 내에서도 시골 사람들은 도시에서 지하철 타는 것만 해도 엄청난 도전이다.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패키지 여행은 가이드만 잘 따라다니면 된다.
그러나 자유여행객에게는 이러한 장점이 장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들은 외국에서 완전한 이방인이 되고자 한다. 외국생활의 낯설음과 불편함을 여행의 일부분으로, 더 나아가 여행의 묘미로 받아들인다. 외국의 전통시장에서 바디 랭귀지로, 가격을 흥정하고 물건을 사는 경험을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젊은층들이 패키지 여행을 대체로 기피하는 탓에 몇 안되는 젊은 패키지 여행자들은 나이 드신 어르신들과 일정을 함께 보내게 된다. 이 부분이 또다른 불만요소가 된다. 어르신의 비중이 높아지나 젊은 사람이 기피하고 어르신 비중이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다.
보통 패키지 여행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60세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놀유니버스는 오프라인 대리점 없이 순수하게 온라인으로만 모객을 하기 때문에 그나마 젊은 플랫폼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령별로 통계를 내면 60세 이상의 비중이 가장 많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패키지는 이미 실버산업이 됐다. 밤새 현지 클럽에서 놀다가 점심 쯤에 일어나 일정을 시작하는 패키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현지 일정은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에 호텔 조식을 먹고 8시에 호텔로비에 집합한다.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단 2030만 따로 모아서 출발할 만큼 2030 고객 기반이 넓지 않다. 패키지 여행은 자유여행과 달리 최소 출발인원이라는 게 있다. 10명, 20명을 채워야 출발하는데 2030만 따로 추리면 그 인원을 채우기가 더 힘들어진다. 최소 출발인원이 10명인데 기존 예약자가 0명이라면 여행자 입장에서는 예약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해답은 조금 다르다. 싸고 편리하다는 패키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단체일정이 고객에게 또다른 매력으로 전달되기를 원한다. 동일한 관심사를 갖는 고객을 묶어 그 관심사가 중심이 된 패키지 여행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을 모아 2박 3일 내내 유명한 해외 낚시 포인트에서 낚시만 하고 돌아온다. 농구팬을 모아 국가대표 농구팀의 해외 원정경기를 함께 관람한다. 열성 캠퍼들을 모아 일본의 유명 캠핑장에서 함께 캠핑을 한다.
이런 여행을 SIT(Special Interest Travel)라고 부른다. 이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여행과는 큰 차이가 있다. 보통은 어디로 갈 것이냐를 고민한다. SIT에서는 '무엇을 하러 갈 것이냐'가 메인 테마가 된다.

패키지 시장에서 SIT의 성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여행의 트렌드가 이러한 변화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1세대의 해외여행은 어디로 가서 무엇을 보느냐가 중요했다. 에펠탑이나 도쿄타워, 만리장성 같은 유명 관광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오는 게 해외여행이었다.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상품은 아직 여기에 머물러있다.
2세대의 해외여행은 로컬을 좀더 강조한다. 현지인처럼 쇼핑하고 현지인들이 먹는 것을 먹고 싶어한다. 이 단계에서는 보는 것을 넘어 체험이 강조된다. 여행이 경험 소비가 되는 것은 이 단계부터다. 현재의 자유여행이 여기에 있다.
그 다음은 초 개인화된 여행, 나 자신에게 몰입하는 여행이다. 러닝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즐겁고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 유럽 축구를 좋아하는 이가 가장 보고 싶은 경기를 현장에서 직관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바로 이런 여행이다. 이 단계에서 여행에 관한 의사결정의 핵심 고려사항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이다.
실제로 SI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한해 주요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의 송출객수는 대략 10%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가 악화된 탓이다. 반면 놀유니버스 SIT 상품의 예약건수는 전년대비 36.2%나 증가했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주목할 만한 성장세다. 놀유니버스의 다양한 SIT 상품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유사한 형태의 목적형 여행 상품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쟁의 확대가 아니라, 전반적인 여행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패키지 여행은 이제 획일적인 일정의 상품이 아니라, 고객이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층적인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의 속도는 상당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목적형 패키지들이 이제는 하나의 시장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SIT는 이제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실제 매출과 고객 반응으로 검증되는 사업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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