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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3개월 새 200% 급등…방산·우주·조선 ‘삼각 성장’ 기대[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입력 2026-03-22 05:49   수정 2026-03-22 05:50


한화시스템 주가가 올해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방산 수출 확대 기대와 미국 조선 사업 확장 가능성,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영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중동전쟁 수혜주로 부각


한화시스템은 2001년 삼성전자 방위 부문과 탈레스의 합작법인(JV)인 삼성탈레스가 전신이다. 삼성탈레스는 2015년 한화그룹에 편입됐고 2016년 사명을 한화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2018년 한화그룹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를 합병하며 ICT 사업을 추가했다. 사업 구조는 크게 방위사업, ICT 사업, 신사업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최근 3년 평균 기준 방위사업 74%, ICT 사업 26%다.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지분 46.7%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12.8%로 2대 주주다. 유가증권시장에는 2019년 상장했다.

주가는 최근 3개월간 207% 올랐다. 올초 5만5300원에서 출발해 3월 최고 18만4000원까지 급등했다. 단기 수급 요인보다는 사업 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가 상승의 배경 가운데 하나는 미국 조선 사업 확대 가능성이다. 한화시스템 자회사인 미국 필리조선소가 미 해군 관련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초 마이클 콜터 한화디펜스USA 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수상함과 잠수함, 무인함정 제조를 위한 잠재적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화그룹이 미국 방산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필리조선소의 기존 시설로는 향후 예상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2개 도크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 해군 함정 건조 수요가 늘어날 경우 추가 생산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조선소 생산 능력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활용도가 낮은 3개 도크에 대한 접근권 확보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한화시스템의 조선 사업 규모는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방산주 강세를 이끈 요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글로벌 방산 기업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형 요격 미사일 체계인 천궁Ⅱ가 실전 방어 과정에서 성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아랍에미리트가 천궁Ⅱ의 조기 공급을 요청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동 국가들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무기 도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요격 미사일 재고 확보와 방공 체계 현대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요격 미사일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시스템은 방산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한화그룹 내 우주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군 관측·통신 위성망 구축의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며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리레이팅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방산·우주·조선 삼박자 갖춰


한화시스템은 방산, 우주, 조선 등 세 가지 사업 부문에서 모두 성장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산 사업은 중동 수출 확대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올해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M-SAMⅡ 양산 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라크 납품도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기존 수주 물량이 모두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서 매출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매출은 약 5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적지 않다. K-2 전차 관련 사업과 L-SAM 사업, 사우디 MNG 프로젝트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우주 사업 역시 한화시스템의 중요한 성장 분야로 평가된다. 2025년 기준 방산 매출 가운데 우주 사업 비중은 약 18% 수준이다. 한화시스템은 위성 제작과 운용 경험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제주 우주센터를 통해 월 2기 수준의 SAR 위성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올 하반기에는 약 6000억원 규모의 다부처 초소형 SAR 위성 사업자 선정이 예정돼 있다. 이 사업에서 수주에 성공할 경우 우주 사업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과 통신위성 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관측위성 수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 부문에서는 필리조선소의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필리조선소는 2025년 약 1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적자 선종인 NSMV와 SRIV 인도가 마무리되면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는 상선 건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손실은 약 175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 증권가 “단기 변동성 변수”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화시스템의 올해 매출을 4조4314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20.9%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3450억원으로 179.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 부문에서 중동 수출이 확대되고 레이더 양산 납품이 시작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시스템이 지분 60%를 보유한 필리조선소가 지난해 적자가 지속됐으나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미국과 협력해 차입을 통한 투자도 가능해 감가상각비 증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년보다 매출과 이익은 증가하겠지만 비용 측면에서는 자체 투자비가 늘면서 마진율이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한화시스템 본사의 성과급도 실적의 일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잇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3월 9일키움증권은 목표가를 17만원으로 올렸다. 지난 2월에는 DS투자증권이 목표가를 13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5만9000~9만4500원대로 현재 주가가 목표가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른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수출 관련 투자와 우주 사업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이익 증가 속도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 사업 수주와 필리조선소 수익성 개선 여부가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개선 속도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지정학적 상황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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