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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 연기…이란 해법·무역법 놓고 또다시 충돌 우려

입력 2026-03-17 17:46   수정 2026-03-18 00:4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 연기 결정으로 화해 무드로 접어들었던 양국 관계가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도 미·중 관계의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정상회담 일정 연기 요청을 받은 것과 관련해 “미국과 소통하며 일정을 논의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연기한 것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중국의 협조를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상회담 연기 요청이 지난 14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선 군함 파견 요구 직후에 나왔기 때문이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상회담이 미뤄진 한 달 동안 중국에 필요로 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 여기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중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이 미뤄져도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주부터 미국의 정상회담 연기 요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선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현안을 조율해야 할 미국 실무진이 협의에 소극적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란 전쟁과 관련해 직접적인 개입을 꺼리면서도 미국에는 대외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이란과 소통하면서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중재자 역할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반대로 앞으로 한 달간 미·중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가 무역법 301조 관련 조사에 들어가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공급 과잉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군함 파견 등에 응할 가능성도 낮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의에서도 무역법 301조 조사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4월 말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란 전쟁 전개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과 이란 전쟁은 중국 입장에서 중동 지역에 대한 외교적 주도권을 잃는다는 문제가 있다. 핵심 우방이자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 연결) 거점인 중동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감소가 대만과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이 한국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에 배치된 해병대를 중동에 이동시킨 것은 대중 억지력의 공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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