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아생전에 아버지를 모실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입니다.” 고(故) 하창규 일병의 아들 하종복 씨(74)는 이렇게 말했다.6·25 전쟁에서 전사한 지 76년 만에 한 아버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18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1951년 강원 횡성 전투에서 전사한 고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해 4월 강원 홍천군 금물산 일대에서 발굴됐다. 이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아들 종복 씨와 부자 관계임이 확인되면서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이번 신원 확인은 2011년 현충일에 채취한 유전자 시료에서 비롯됐다. 당시 종복 씨는 아버지를 참배하기 위해 현충원을 찾았다가 시료 채취에 참여했다. 15년이 지난 뒤 발굴 유해를 통해 부자 관계가 확인됐다.
고인은 1926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8남매 중 둘째로 자랐다. 장남인 형이 타지에 머물면서 그가 사실상 가장으로서 부모를 부양하고 가족을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다. 1949년 결혼한 그는 이듬해 첫딸을 얻었으며, 1950년 11월 형과 함께 입대했다. 당시 아내는 둘째인 종복 씨를 임신하고 있었다. 전선으로 향한 그는 입대 후 약 3개월 만인 1951년 2월 강원 횡성 전투에서 전사했다.
횡성 전투는 중공군 공세 속에서 국군이 북한군 제5군단과 벌인 치열한 전투였다. 고인이 속한 부대는 지휘관 대부분이 전사하거나 실종될 정도로 큰 피해를 봤다. 고인의 귀환 행사(사진)는 이날 아들 종복 씨의 경남 진주 자택에서 열렸다. 국유단은 고인의 유해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와 유품을 전달하고 발굴부터 신원 확인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종복 씨는 “2022년에 작고하신 어머니께서 ‘언젠가 아버지를 찾게 되면 꼭 합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며 “어머니 묘 곁에 아버지 가묘를 만들어 뒀는데, 이제야 두 분을 함께 모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