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현금을 투자하고, 투자받은 기업이 다시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을 사는 ‘자전거래’ 논란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이들에게 몰려드는 기회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실패) 위험은 극히 낮다”며 이같이 답했다.
젠슨 황 CEO는 이날 두 시간에 걸친 GTC 2026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AI 거품론’ 답변에 할애했다. 그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오는 10월까지 자사 AI 칩 주문액을 전년 대비 두 배인 1조달러(약 1500조원)로 전망했는데 이날엔 “블랙웰과 베라루빈 주문 내역만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도 중앙처리장치(CPU), 언어처리장치(LPU) 등을 더하면 실제 수요는 더 많다는 의미다.
젠슨 황 CEO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AI 칩 수요에 맞춰 AI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올 들어 투자한 코어위브, 엔스케일, 네비우스와 관련해 “홈런 (기업)”이라며 “이들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앤스로픽 등 거대 기업의 컴퓨팅 수요를 충족하는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투자금으로 엔비디아 GPU를 사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메모리 칩 시장에 대해선 “추론을 위한 토큰(AI 연산 기본 단위) 생성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며 “파운드리는 매우 바빠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인 대만 TSMC와 협력하게 돼 기쁘고, 추론용 그록(Groq) 칩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젠슨 황 CEO는 중국 수출용 반도체 생산 재개 계획도 밝혔다. 그는 “많은 중국 고객으로부터 H200 라이선스를 확보했고 주문도 받았다”고 했다. H200은 첨단 제품 대비 성능을 낮춘 AI 칩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해 작년 말까지 수출이 금지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 기업이 당국으로부터 각각 구매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추론용 그록 칩도 중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CEO는 10년 뒤 회사 미래와 관련해 “직원 7만5000명이 AI 에이전트 750만 명과 24시간 일할 것”이라며 “PC, 인터넷, 모바일 기기가 우리를 더 바쁘게 만들었듯 더 많은 일을 빨리하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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