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결이란 이름을 잃고, 요즘은 '알벗', '미쓰홍'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래도 좋습니다."
tvN 주말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알벗 오 역할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조한결의 말이다. 치열했던 촬영과 16회 방송을 마친 후 마주한 조한결은 "어제 아구찜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일하시던 이모님께서 '다른 테이블에서 물어봤다'며 '미쓰홍? 알벗?' 이렇게 물어봐주시더라"며 "맞다고 했더니 즉석에서 사인회가 열렸다"면서 최근 달라진 인지도를 전하며 활짝 웃었다.
"부족함이 많은데 귀여워해주셔서 감사해요. 연기적으로 부족한 게 많았는데, 그래도 선배님들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특히 김도현 선배는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카카오톡으로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해주시고, (박)신혜 누나는 제가 막내라 어려움이 많았는데 현장을 잘 이끌어주셨어요."

'언더커버 미쓰홍'은 1997년 수상한 돈의 흐름을 감지한 증권감독원 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개미들의 돈을 빼돌려 딴주머니를 차는 한민증권 사주 일가를 치기 위해 20세기 말단 사원으로 잠입 취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조한결은 한민증권 회장의 손자 알벗 오 역할을 맡았다.
알벗 오는 극 초반 좋은 부모를 만난 덕에 미국 유학을 하고, 낙하산으로 한민증권에 입사해 시간을 때우는 한량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이후 위장 취업한 홍금보와 로맨스, 홍금보가 한민증권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적극 활용하는 사이트 '여의도 해적단'의 선장임이 밝혀지는 반전까지 선보인다.
조한결은 "제가 '여의도 해적단' 선장인 걸 미리 알고 있었다"며 "첫 주연인데, 중요한 캐릭터라 더 부담이 됐고, 더 열심히 잘 해내고 싶었다"면서 영화 '태양은 없다'부터 최근 방영한 tvN '태풍상사'까지 그 시대를 반영한 다양한 작품들을 참고 삼아 준비했다고 했다.
보수적이고 단정한 금융계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자유분방하고 화려한 알벗 오의 패션과 옷차림도 수많은 테스트와 논의 끝에 결정됐다. 조한결은 "헤어스타일만 해도 10개가 넘는 시안이 있었다"며 "테스트 촬영을 할 때에도 이리저리 바꿔 가면서 완성된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촬영을 하면서 이래저래 신경을 많이 썼나 봐요. 헤어스타일리스트 분이 촬영할 땐 모발이 가늘어졌는데, 최근에 다시 가니 원래 두께가 된 거 같다고 해주시더라고요.(웃음) 수없이 대본을 봤는데 그때마다 다른 시선이 보여서 재밌었어요. 이제껏 연기하면서 선배님들과 이렇게 연기할 기회가 많진 않았는데, 함께 애드리브를 맞춰보는 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고요."
방영 초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닮은 외모로도 화제가 됐던 그는 "제가 절대 먼저 말한 적이 없다"면서 "그분께 누가 될까봐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잘생겼다고 해주시면 좋았는데, 이제는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다"면서 조심스럽게 속내도 내비쳤다.
2002년생. 단숨에 최고 시청률 13.1%를 기록한 드라마의 주인공을 꿰찬 신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2020년 웹드라마부터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아왔다. KBS 1TV '속아도 꿈결'을 시작으로 SBS '커넥션', '귀궁',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JTBC '마이 유스'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방송가에서는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조한결은 "아직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딜 가서도 '배우 지망생'이라고 소개한다"고 털어놓았다. "연기력이 많이 부족하다"며 스스로 채찍질하기 때문이다.

조한결은 '배우 지망생'으로 살아온 5년의 시간보다 더 긴 6년 동안 엘리트 야구 코스를 밟아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다리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외야수로 활약했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등과 청소년 국가대표에 발탁됐을 정도다. 절친한 선수로는 SSG 랜더스의 박정빈을 꼽았다.
"밤늦게까지 훈련을 받고, 키와 몸을 키우기 위해 냉면 그릇으로 밥과 고기를 먹고 잠들었다"는 조한결은 덕분에 다부진 피지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조한결은 "3번의 수술을 마친 후 다리가 안 좋아졌고, 입스가 심해져서 투수 전환은 생각도 못 했다"며 "그때 새로운 일을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 등을 보며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 했다.
최선을 다해본 경험이 있기에 노력하는 게 낯설지 않은 조한결이었다. 이제 막 발돋움을 시작한 그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영화 '스물'의 김우빈 선배님의 능글맞고 뻔뻔한 연기를 좋아해서 그런 시도도 해보고 싶어요. 재작년에만 4개 작품을 했고, 작년엔 '미쓰홍'을 했는데 앞으로 더 일하고 싶어요. 제 이름을 잃고 작품 제목으로 불리는 거요? 너무 좋습니다.(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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