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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길 잘했네"…에너지난 공포에 '신고가' 쓴 종목 [종목+]

입력 2026-03-19 20:00   수정 2026-03-19 20:25


국내 최대 풍력 타워 제조사인 씨에스윈드 주가가 이달 들어 강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국제 유가 상승을 넘어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을 키우자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에스윈드는 전날보다 5800원(9.81%) 오른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만73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이달 들어 증시가 크게 출렁였지만, 씨에스윈드 주가는 20.86% 상승했다. 이 종목 주가는 작년 8월 중순 이후부터 올해 1월까지 반년 가까이 4만~4만8000원 구간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가 2월부터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한 달 동안 상승률은 32.1%다.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지금까지 긴 시간 인내하며 기다려온 만큼 이제 보상받을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기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상한가 구경하고 싶으면 물량을 꼭 움켜쥐고 있어라”라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주가 급등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이란 천연가스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이 공습당하며 이란 내 에너지 위기가 심화됐다. 이에 이란이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를 공격하며 원유와 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극에 달했다.

전쟁이 터진 후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세인 이란은 글로벌 주요 석유·가스 운송 통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맞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겨 글로벌 경제에 충격이 가해지면, 11월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전쟁이 일어난 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나들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란 전쟁의 여파는 에너지 가격 상승보다 공급 확보 리스크가 압도적으로 커진 상태”라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수입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과 풍력 설치량을 확대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씨에스윈드의 실적 개선 기대를 더할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해상풍력 타워 등 핵심 부품 33개 품목의 관세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씨에스윈드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씨에스윈드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인 영국 '혼시 3(Hornsea 3)'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입증한 상태다.

미국 시장에서의 실적 반등도 가시화되고 있다. 조혜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은 타워 부문 이익이 정상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 미국 콜로라도 법인 가동률이 80%대에 진입해 고정비 희석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생산세액공제(AMPC) 수혜를 포함한 타워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3%가량 늘어난 213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정책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가 입지 선정부터 인허가까지 주도하는 '계획입지제'를 담은 해상풍력법 하위 법령이 이달 2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기존에 10년 걸리던 인허가 기간이 5~6년 수준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예고됐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은 지난 16일 중동 사태에 대응해 원자력발전소 가동률을 80%까지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투자를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자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풍력 시장이 '성장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프로젝트 총용량은 약 35.6GW로, 1GW당 설비투자비가 약 7조5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80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 열리는 셈"이라며 “글로벌 풍력 시장의 성장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재평가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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