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프타 가격이 약 600달러에서 1100달러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급등하고 수급까지 막히면서 석유화학 업계가 공장 ‘최저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나프타 수출 자제를 요청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수출 물량을 줄이고 국내 공급 비중을 최대 두 배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수급이 흔들리면서 NCC(나프타분해시설) 업체들은 가동률을 최저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NCC에서 생산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기반으로 합성수지가 만들어지는 구조인 만큼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등 다운스트림 업계까지 생산 차질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여천NCC는 “나프타의 약 7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에 의존해왔는데 공급이 막히면서 대체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며 “가격도 600달러에서 110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고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생산 물량은 전량 내수로 배분하고 있지만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정묵 한국프라스틱공업협회 회장은 “플라스틱 산업은 원료 비중이 83%에 달한다”며 “가격 폭등에 공급 중단 우려까지 겹치며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을지로위는 나프타 국내 공급 부족을 고려해 업계에 수출 자제도 요청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3~4월 수출 물량을 최소화하고 국내 공급 비중을 기존 45%에서 9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도 “국내 공급망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수출 자제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원가 부담이 중소기업에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원가 급등과 납품단가 사이에서 중소 제조업체들이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구조가 지속되면 중소기업이 먼저 무너지고 산업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결정 과정에서 재고와 시차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부담이 한쪽으로 쏠린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는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원자재 가격 변동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될 수 있는 ‘가격 연동 장치’ 마련을 요청했다. 이에 을지로위 소속 김남근 의원은 “원유가 실제 국내에 들어와 나프타로 가공되기까지 한 달 이상 시차가 있는 만큼 가격 인상도 시차를 두고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납품단가 연동제와 관련해 중기부·공정위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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