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초구 서초진흥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2차 입찰에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정비사업 계약 업무 처리 기준에 따라 1·2차 입찰이 모두 단독 입찰로 유찰되면 조합은 시공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서초진흥뿐이 아니다. 인근 강남구 개포우성4차 재건축 역시 1차 입찰에 삼성물산만 확약서를 냈다. 조합 측은 오는 24일까지 2차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GS건설이나 삼성물산이 공을 들인 사업장에 굳이 들어갈 건설사는 없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정비사업의 ‘최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압구정2구역은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로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입찰을 앞둔 3구역과 4구역 역시 각각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유력 시공사 후보로 거론된다. 5구역만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조원대에 이르는 사업비와 ‘최고의 부촌’이라는 입지를 놓고 대형 건설사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란 전망이 무색해진 셈이다.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에서도 대형사 간 수주 경쟁이 이뤄지는 단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정비사업 시장이 ‘빅5’ 건설사의 과점 체제로 굳어지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가 일제히 시공사 선정 단계에 들어간다. 대형 건설사는 같은 사업장을 놓고 경쟁사와 겨루며 힘을 빼기보다 각자 강점이 있는 구역을 선점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조합들이 아파트 브랜드를 중요시하면서 서울 주요 정비사업은 시공 능력 5위 이내 대형 건설사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며 “건설사 신용도에 따라 은행권이 조합에 제공하는 사업비 대출 조건이 달라지고, 정부 대책 이후 이주비 대출도 시공사 역량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단독 입찰이 조합원에게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건설사들이 경쟁하면 조합 제안가(사업비)가 낮아져 조합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방전과 비대위 갈등은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윤 위원은 “공사가 늦어지면 금융 비용이 증가해 조합원에게 손해로 돌아오고, 도심 내 주택 공급 속도가 늦춰져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건설사의 단독 입찰이 사업 안정성과 속도를 높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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