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ynamite’, 맞나? 내가 좋아하지~. 음, 또…. ‘오맘맘마~’ 하는 거 뭐더라. 아, 암튼 나 방탄 알아. 좋아해. 차오른다, 국뽀오오옹~!”
서울에 사는 5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광화문 인근에서 국밥 한 숟갈 뜨다가 ‘부장님도 방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부원의 질문에 이렇게 얼버무리고 말았다. 막상 돌아보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방탄소년단(BTS)을 잘 몰랐다. 그래도 빅뱅까진 ‘거짓말’ ‘판타스틱 베이비’ ‘삐딱하게’(지드래곤)가 술술 나오고 술김에 노래방에서 도전해본 적이 있는데…. 그러고 보니 A씨가 그간 주로 소비한 BTS 관련 콘텐츠는 노래나 영상보다는 주로 뉴스나 리액션이 아니었나. ‘푸른 눈의’ 이방인 수만 명이 울면서 ‘보라해!’를 외치거나 ‘빌보드 정상!’ ‘그래미 후보!’ 같은 올림픽 금메달 소식 비슷한 뉴스들 아니었나 싶은 거다. A씨 같은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얇디얇은 BTS 관련 미니 팩트 북. 지금 시작한다.

'힙합·아이돌·K팝 신 넘겠다'는 의지도 담겨
그럼 RM은? 마침 같은 해인 2017년 11월에 리더 RM도 스스로 리브랜딩을 했다. 데뷔 때부터 쓰던 랩몬스터라는 예명을 버리고 ‘이제 RM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한 것. 랩 씹어먹는 몬스터에 국한하기엔 앞으로 펼칠 음악 세계가 너무 넓다는 선언이다. 랩몬스터, 아니 RM은 그 무렵 인터뷰에서 ‘Real Me’도 RM에서 풀어낼 하나의 해석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참, 방탄소년단에는 젊은이들을 향한, 또 아이돌이란 존재에 대한 시대의 편견을 총알 막아내듯 튕기고 자신과 ‘우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연습생 최후의 7인…'동생그룹' TXT의 발판
이순신 장군에게 남은 배가 있었듯, 빅히트에는 남자 연습생들이 조금 있었다. 글램 실패 후 실의에 빠진 방 의장은 한때 아예 이 판을 뜰까도 생각했다는 후문. 하지만 연습생 중 특히 7명이 못내 마음에 밟혔다. 옥석을 가려 나머지 연습생을 다 내보내고 최후의 7인만 남겼다. 스파르타식 트레이닝과 데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들이 잘되면서 빅히트 뮤직에 BTS의 동생 그룹, 막내 그룹이 생겼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2019년 데뷔), 코르티스(2025년 데뷔)가 그들이다. 하이브라는 큰 그룹 아래 ‘시드 엔터’ 격인 빅히트뮤직, 그리고 뉴진스를 품고 있는 어도어를 비롯해 플레디스, 빌리프랩 등이 포진해 있다. 참, 글램을 합작한 쏘스뮤직도 인수해 하이브 산하에 뒀다. 지금은 그룹 르세라핌이 쏘스뮤직 소속이다.

멤버들, 프로듀서와 토론하며 음악 '공동 창작'
BTS도 아이돌이다. 하지만 ‘만들어진 아이돌’이라고 하기엔 반만 맞는 이야기다. 덜렁 남은 7명을 데리고 방 의장과 프로듀서 피독은 일방적 훈육뿐 아니라 공동 창작에 나선다. 방 의장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멤버들과 마치 청소년 상담가처럼 마주 앉아 ‘진짜 꿈은 뭐니’ ‘요즘 또래들 고민은 뭘까’ 등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이면서 가사 쓰기 과제를 내주고 멤버들이 써온 가사로 의논하며 곡의 뼈대를 만들어 나갔다. 피독은 작곡과 편곡이 가능한 슈가, RM 등을 데리고 초기부터 함께 노래를 스케치해나갔다. 어쩌면 7명뿐이니 가능한, 또 멤버들의 재능과 미친 열정이 있으니 가능했던 시스템일지도. 이 시스템이 규모가 훨씬 더 큰 기획사들을 이겨낼 수 있는 빅히트와 방탄의 폭발력을 끌어냈다고 봐야 한다.
콜드플레이·할시와 컬래버…'글로벌돌' 도약
‘서버지’도 있다. 2017년 9월, 서태지는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BTS와 함께 올라 ‘교실 이데아’ ‘Come Back Home’ 등 여러 곡을 불렀다. 그리고 남긴 한마디. “이제 너희들의 시대가 올 거야.”
2016년 앨범 ‘WINGS’를 빌보드 앨범차트 26위에 올리긴 했지만 아직 글로벌 스타의 길은 ‘언감생심’. BTS가 실제로 “아버지!”라고 불렀다는 서스트라다무스, 서버지, 아니 서태지의 대예언은 그로부터 약 3년 뒤 ‘Dynamite’로 폭발한다.
임희윤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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