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공군 전투비행단에서 군복무를 하던 때의 일이다. 부대 특성상 비행 안전 문제는 항상 이슈였다. 어느 날 한 부사관이 기지 시설과 관련한 개선점을 본부에 건의했다. 그는 활주로 종단에서 약 100m 떨어진 안전구역에 설치된 20~30㎝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문제 삼았다. 전투기나 민항기가 착륙하면서 자칫 활주로를 이탈하면 충돌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떤 논의와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항공기가 착륙할 때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따져야 한다는 교훈은 확실히 얻었다.시공업체는 물론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모두 무안공항 사고의 ‘공범’이었다. 무안공항은 사업 초기부터 경제성 부족 문제로 공사비 절감이 이슈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는 공항 활주로에 경사를 두도록 했다. 평평하게 하는 공사를 줄여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로컬라이저에 둔덕이 필요하게 됐다. 더욱이 시공업체가 부러지지 않는 로컬라이저를 당초 계획보다 높게 설치하는 설계도면을 제출했는데도 국토부는 이를 그대로 승인했고, 공항공사는 로컬라이저 완공 후 오히려 철근콘크리트 벽체를 보강하는 공사를 아무런 안전성 검토 없이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안공항 사고는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진 대참사다. 하루속히 진상을 규명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재 부산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해 제주 2공항, 새만금신공항 등 정치 논리로 대거 추진되고 있는 공항 건설 사업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무안공항 사례에서 보듯이 경제성 없이 추진되는 사업은 안전이 제일 먼저 희생되기 마련이다.
무안공항은 사고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까지 폐쇄돼 있다.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과 정부의 수습 역량 부족, 선거용 지역 사업의 폐해를 상징하는 부끄러운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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