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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LNG 17% '심각한 손상'…韓 수입 '날벼락'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3-19 23:57   수정 2026-03-20 00:38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으로 한국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수년간 ‘불가항력’ 선언을 할 수 있다고 19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드 알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으로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과 관련한 장기 계약에 최대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에너지 LNG 수출 능력의 17%를 담당하는 시설이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타르와 이 지역이, 그것도 라마단 기간에 형제 같은 무슬림 국가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카타르가 LNG 공급에 불가항력을 선언하면 한국은 단기적으로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 중기적으로 전기·가스요금과 산업 비용 상승 압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카타르 공유 세계 최대 가스전

전날 이스라엘이 공격한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은 카타르와 공유되는 가스전이다. 같은 해상 가스전에 대해서 이란은 사우스 파르스, 카타르는 노스 돔 지역을 각각 점유하고 가스를 채굴하고 있다. 전체 가스전의 면적은 9700㎢에 달하는데, 이 중 3700㎢가 이란 해역에, 6000㎢는 카타르 해역에 속한다. 세계 최대 단일 가스전이다. 총 매장량은 50조㎥에 달한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기준 카타르는 이 가스전에서 하루 185억입방피트(5억2400만㎥) 가스를 뽑아냈다. 이는 카타르 정부 수입의 약 80%를 차지하며, 세계 LNG 공급량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반면 이란 측 생산량은 하루 20억입방피트 수준으로 70% 이상이 이란 내에서 소비됐다. 제재로 인해 해외 수출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피해를 입은 LNG 시설은 엑슨모빌과 셸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시설들이다. 엑슨모빌은 LNG트레인 S4의 지분 34%, 트레인 S6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카비 CEO는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트레인 S4는 이탈리아의 에디슨, 벨기에의 EDFT에 대한 공급에 영향을 미치며, 트레인 S6는 한국가스공사, EDFT, 중국 셸에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덧붙였다. 알카비 CEO는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해당 지역의 발전을 10~20년 뒤로 되돌렸으며 피해시설의 재건 비용이 26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 마지드 알안사리는 이스라엘의 사우스 파르스 공격 이후 이 공격을 비난하며 해당 이란 가스전이 카타르 노스 필드의 연장선임을 강조했다. 알안사리는 SNS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현재 역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위험하고 무책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가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 사이에 전혀 조율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韓, 카타르 LNG 2위 수입국.. 에너지 쇼크
당장 이는 한국 경제에 큰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들의 발이 묶인 데 이어 LNG 수입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가스공사는 단일 기업으로서 LNG 시장의 세계 최대 큰손이다. 특히 물량의 상당부분을 카타르와 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카타르에서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연간 900만∼1000만t의 LNG를 들여온다. 이는 한국의 전체 LNG 수입량의 25∼30%를 차지한다.

앞서 카타르에너지는 이미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한 바 있지만 이는 모든 계약에 대해서가 아니라 조만간 인도가 예정된 물량 계약에 대한 불가항력이었다. 인도 일정이 수 개월 후인 경우에는 아직 불가항력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장기 계약일 경우 불가항력이 선언된 후에 양측의 계약이 일부만 파기되는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협상을 거쳐 진행되는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알카비 CEO는 "우리가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하는 것은 장기 계약들"이라면서 "이미 선언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대상 계약의) 기간이 더 짧았다"면서 "지금은 기간이 얼마가 되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

카타르에너지의 설명대로 3~5년간 생산량 원상복구가 어려울 경우 세계 에너지시장 전체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에너지가 한국가스공사 등과의 장기계약 상당부분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언해 한국이 LNG 물량을 수입하지 못하면 그 기간 부족분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물 시장에서 일부 물량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이 까다로울 수 있고, 기업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스값 인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번 공격의 파장은 LNG 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의 콘덴세이트 수출은 24%, 액화프로판가스(LPG)는 13%, 헬륨 14%, 나프타 6%, 황 6% 각각 줄어들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제조 공정에서 헬륨을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공정도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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