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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폰 어떻게 써요" 벽 못 넘나…'찬밥 신세' 샤오미

입력 2026-03-20 13:00   수정 2026-03-20 13:49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애플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 샤오미가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하드웨어를 앞세웠지만 '중국산'이라는 인식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시장 점유율은 0%대
20일 한경닷컴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10만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2024년) 대비로도 29% 감소한 수치다. 전체 시장(1380만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불과하다.

연간이 아닌 분기별 집계에선 사실상 수치로 잡히지 않는 수준이고, 기타 브랜드 합산(20만대)에도 밀리는 초라한 성적표다. 기타 브랜드에는 모토로라, 이동통신사 자체 휴대폰 등이 포함돼 있다.

글로벌 시장 성적표는 딴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025년 연간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3%로 3위를 기록했다. 1위 애플(20%), 2위 삼성전자(19%)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출하량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이 0%대인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국내 시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꼽힌다. 사실 샤오미는 올해 초 '반짝 기회'가 찾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중국 국빈 방문 중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15 울트라로 정상 부부 셀카를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 샤오미가 주목 받았다. 샤오미코리아는 곧바로 해당 모델 4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였지만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샤오미 찾는 사람 딱 1명 봤다"
유통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서울 주요 지역 이동통신매장을 총괄하는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샤오미 스마트폰 찾는 사람은 전 매장 통틀어 한 명 봤다"며 "샤오미 폰 찾는 사람 한 명을 본 것도 신기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할 매장에서도 샤오미를 판매한다"면서도 "팔리지 않는 제품을 주문해서 받을 필요가 없어서 구비해두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통신사들이 '샤오미를 팔면 판매장려금을 더 준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지만 현장에선 별 효과가 없다"고도 귀띔했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뿌리 깊은 거부감이 '걸림돌'. 이 관계자는 "중국산이라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샤오미가 영업하는 입장에서 더 쉬운 조건을 제시하는데도 잘 팔리지 않는 이유는 중국 브랜드란 거부감이 커서 설득이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스마트폰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처럼 집안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라 밖으로 보여지는 것"이라며 "길거리에서 자신 있게 꺼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가성비만으로는 국내 프리미엄 시장을 뚫기 어렵다고 본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샤오미는 디자인도 예쁘고 가성비도 있다"면서도 "중국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여전히 우리나라 시장에선 프리미엄급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메인 스마트폰으로는 애플과 삼성만 소비자들 머릿속에 있는 것"이라며 "싸게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려운 곳이 국내 시장"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프리미엄으로 韓 시장 입지 넓히겠다"


샤오미는 올해 프리미엄 플래그십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야심작 샤오미17 시리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6 시리즈 공개 이틀 만에 신작을 내놓은 것인데, 글로벌 정면 대결 의지를 드러낸 '맞불' 전략으로 풀이됐다.

샤오미는 LOFIC HDR 센서와 카메라 기업 라이카의 2억 화소 카메라, 라이카 APO 광학 렌즈 등 높은 카메라 성능을 앞세운 신작으로 한국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코리아는 "2025년에 한국 법인이 설립됐다. 한국 시장에서의 본격 사업 전개를 위한 초기 구축 단계였다"면서 "초기에는 유통, 서비스, 오프라인 채널 등 전반적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는 이를 바탕으로 점진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6년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입지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며 제품 체험과 사후 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형 스토어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후서비스(AS)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듯 현재 국내 소비자의 약 70% 이상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도 부연했다.

홍민성/김대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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