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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한마디에 'AI 코인' 급등 왜?…‘X402 프로토콜’ 주목 [황두현의 웹3+]

입력 2026-03-21 15:13   수정 2026-03-21 15:1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를 주목하는 발언을 내놓자 관련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일제히 급등했다.

황 CEO는 지난 16일 엔비디아 연례행사 'GTC 2026' 기조연설에서 "AI가 단순 챗봇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의 확산을 전망했다. 이에 페치(32%), 니어(12.6%), 월드(11.7%) 등 주요 AI 에이전트 관련 코인들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고 서비스 이용, 데이터 구매 등 경제 활동까지 수행하는 자율형 인공지능 시스템을 의미한다. 특히 AI 에이전트 기반 결제 시장은 2030년까지 최대 5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 AI 에이전트 결제를 뒷받침할 인프라로 블록체인이 부상하고 있다. 기존 금융망의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실제로 AI 에이전트가 데이터 조회나 API 호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1원 단위의 초소액 결제를 끊임없이 반복할 경우, 수수료가 높고 처리 속도가 느린 기존 금융망으로는 효율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이러한 금융망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고 AI의 자율 경제 활동을 완성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과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프로토콜 'X402'이다.
로그인 없이 '2초 결제'…AI에 블록체인 입힌 'X402'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웹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가 공동 개발한 X402는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비용을 가상자산으로 지불·정산할 수 있도록 설계된 블록체인 기반 자율 결제 프로토콜이다.

명칭은 인터넷 통신 표준인 HTTP 상태 코드 '402(결제 필요)'에서 착안했다. 초기 인터넷 설계 당시 구상에만 머물렀던 '웹 자체 결제 기능'을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해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X402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의 개입을 배제한 자율성이다. AI 에이전트가 별도의 계정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직접 결제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AI가 유료 데이터에 접근해 '402' 응답을 받으면 약 2초 만에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마친다. 실제로 AI 에이전트들은 최근 9개월간 약 1억 4000만 건의 결제를 수행했으며, 이 중 98.6%가 스테이블코인 'USDC'로 정산됐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결제 시스템의 구조적 비효율을 크게 개선한다. 기존 금융망은 로그인, 카드 인증, 결제 승인 등 다단계 절차를 요구해 365일 24시간 초소액 결제를 반복해야 하는 AI의 속도와 맞지 않는다. 휴일에 따른 송금 지연, 국가별 통화 차이로 인한 마찰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스트라이프 등 전통 결제망은 건당 약 0.5달러의 최소 수수료가 발생해 초소액 결제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X402는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 네트워크 기준 약 0.015달러, 솔라나 네트워크 기준 약 0.003달러의 비용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고가의 구독료 선결제나 복잡한 고객 신원확인(KYC) 없이 데이터 한 건 단위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구글·AWS·비자 가세…글로벌 인프라 선점 경쟁 본격화
글로벌 빅테크와 전통 금융권이 X402 프로토콜과의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각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독자적인 AI 결제망을 구축하는 대신, 이미 수수료와 속도 문제를 해결한 개방형 표준 기술을 도입해 시장을 조기에 장악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자체 AI 에이전트 결제 표준인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AP2)'에 X402 프로토콜을 통합해,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서 AI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자사 AI 인프라 '베드록(Bedrock)'에 X402를 결합하며 "금융권의 AI 도입을 가로막던 결제 공백을 해소할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X402 프로토콜 기반의 나노페이먼트 테스트넷을 공개하며 초소액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센트(0.01달러)보다 작은 단위 결제를 지원해 AI 에이전트 간 거래를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통 금융권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비자는 AI 에이전트와 가맹점 간 통신을 지원하는 '트러스트 에이전트 프로토콜'을 공개하고 X402와의 연동을 검토 중이다.

다만 AI 결제 시장의 안착을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X402가 결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략한 KYC 절차는 자금세탁(AML) 등 불법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맹점과 소비자의 실제 수용성도 미지수다. 크리스 도냇 BWG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요구가 없다면 가맹점이 선제적으로 새 결제 수단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며 "가상자산이 아직 대중적 결제 수단이 아닌 만큼, AI 결제 시장의 장밋빛 성장 전망은 다소 공격적인 수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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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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