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을 2개 리그 구조로 개편해 승강제를 도입하고,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의 리스트를 공개해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는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증권가는 이에 중소형주(株) 중 실적 모멘텀이 있는 기업과 기업가치 제고 여력이 남아 있는 곳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코스닥 시장을 1·2부 리그 승강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내년 시행이 목표다. 시가총액 상위 80~170개 기업은 프리미엄 영역, 일반 기업은 스탠다드 영역으로 나뉜다. 상장 폐지 우려가 있는 기업 등은 관리군으로 따로 분류한다.
프리미엄 영역에는 지배구조 요건과 영문공시 등을 강화해 기관투자자 유입을 유도하고, 대표지수와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할 방침이다. 스탠다드 영역의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는 보다 명확한 자금조달 경로를 열어주고, 관리군에 속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앞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도입,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코스닥 소형주를 지원한 바 있는 만큼 프리미엄 영역에는 코스닥 중대형주 위주의 종목이 산출될 것"이라며 "따라서 코스닥 중대형주 중 매출과 영업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7월부터는 저PBR 기업 리스트를 매반기 공표한다. PBR이 동일업종 내 2개 반기 연속 하위 20%인 기업이 대상이다. 종목명에 아예 '저PBR' 태그를 표출해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상 PBR 1배 미만 기업을 저PBR 기업이라고 하는데, 기업을 청산했을 때 자산 가치보다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가치가 낮은 상태라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선 저PBR 낙인이 찍히지 않으려면 주가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단, 저PBR로 명단이 공개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PBR 현황 진단-목표 설정-실행 계획 등을 공시하는 경우 일정 기간 명단 공개를 면제하기로 했다.
권 연구원은 "저PBR 기업 공개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법이 상속·증여세에 맞춰져 있는 만큼 최대주주가 개인인 기업의 주식의 경우 주가를 제고할 동기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PBR 1배 미만 기업 중 1대 주주가 개인인 기업으로는 △LG(0.4배) △롯데지주(0.37배) △현대해상(0.43배) △이마트(0.18배) △동원산업(0.62배) △하림지주(0.23배) △HDC(0.3배) △태광산업(0.18배) △SK디스커버리(0.35배) △영풍(0.22배) △코오롱(0.31배) △F&F홀딩스(0.33배) 등이 있다.
코스피 내 단순 PBR 하위기업은 한신공영(0.11배) 롯데쇼핑(0.13배), KC그린홀딩스(0.13배), 티와이홀딩스(0.14배), 동국홀딩스(0.14배) 등이다. 한신공영은 전날 저PBR 부각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티와이홀딩스와 동국홀딩스도 급등했다.
코스닥에선 티케이케미칼(0.12배), 오션인더블유(0.13배), SG&G(0.15배) 유성티엔에스(0.16배) 무림SP(0.17배) 등이 저PBR 기업에 속한다. 다만 롯데쇼핑은 2024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기 시작해 명단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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