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스포츠 중계로 몰려가고 있다. 수백억원까지 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고도 검증된 충성팬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개막한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중계 콘텐츠를 강화한다고 20일 밝혔다. 전 시즌 우승팀 전북과 준우승팀 대전의 21일 ‘빅매치’를 쿠플픽으로 선정해 생중계한다. 쿠플픽은 예능 요소를 결합한 독점 콘텐츠로, K리그 경기는 올 시즌 처음이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축구 중계 강화를 위해 K리그 빅매치를 쿠플픽으로 준비했다”며 “이천수와 이관우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을 출연시켜 몰입감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와 한국프로골프(KPGA)의 대회 중계권을 확보한 웨이브도 본격적인 스포츠 강화에 나섰다. 시즌 전초전 격인 KLPGA 까르마·디오션컵 골프구단 대항전을 이날부터 온라인 생중계한다. 웨이브는 다음달 2일 KLPGA 국내 개막전 ‘2026 더 시에나 오픈’에 맞춰 ‘돌비 비전’ 중계 기술을 적용한다고 이날 밝혔다. 시청자들에게 잔디의 질감과 공의 궤적을 더 실감 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OTT들이 스포츠 중계 경쟁을 벌이는 건 충성팬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많게는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도 성공 여부를 모른다. ‘대박’이 나도 다음 작품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신규 가입자가 들어와도 방영이 끝나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는 다르다. 해당 종목을 좋아하는 검증된 충성팬이 수백만 명에 달한다. 독점 중계할 경우 이들을 자사 플랫폼에 가둘 수 있다. ‘록인’(Lock-in) 전략이다. 해당 종목 시즌이 끝나도 머지않아 다음 시즌이 다시 시작된다.
성공 사례도 많다.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이 본보기다. 연간 450억원을 내고 있지만 ‘남는 장사’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를 직접 관람한 팬만 1200만 명을 넘었다. 같은 기간 누적 시청자는 수천만 명에 달했다. 쿠팡플레이도 해외축구와 F1 등 스포츠 중계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며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 2위 OTT 업체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을 벌이는 것은 힘겨운 게 사실”이라며 “OTT가 스포츠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그 위에 드라마와 예능을 추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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