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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인데 금값 왜 이러죠?…개미들 '화들짝' 놀란 이유

입력 2026-03-20 17:19   수정 2026-03-21 01:05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다른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금, 은, 구리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동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현물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654.29달러까지 3% 넘게 떨어졌고 금 선물은 약 5% 하락한 4648.20달러에 거래됐다. 현물 은 가격도 3% 이상 하락해 트로이온스당 72.62달러를 기록했으며 은 선물은 8% 넘게 급락해 71.25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금과 은은 인플레이션에서 자산 가치를 지키는 투자 수단으로 인식돼 전쟁 등 돌발 변수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금리 지속과 관련한 우려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 18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동결하고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을 전망한 직후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와 실질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달러 강세도 금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자산인 만큼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 기준 투자자들의 매수 부담이 커져 수요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자산 종류와 관계없이 현금 확보에 나선 것도 금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한 만큼 이번 기회에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가격이 떨어졌다. 이날 산업용 금속인 구리와 팔라듐은 각각 2%, 5.5% 하락해 원자재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했다.

구리는 전자기기, 전력망,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자산이다. 이 때문에 구리 가격 하락은 통상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 상승이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을 위축시키고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수요 파괴’로 지칭되는 단계다.

피터 부크바르 웰스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산업용 금속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 가격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불경기에 따른 각국의 재정적자와 부채 확대가 금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군사비 지출이 대폭 확대되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크리스티안 뮐러 골드만삭스 자산 배분 리서치 책임자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충격이 지속되고 실질 금리가 하락하면 실물 자산 및 통화 분산 수요 증가로 금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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