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1개 기업이 목숨을 부지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은 웬만하면 하지 말고, 전망 있고 잠재력 있는 부분에 지원해 새싹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자”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 자금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할 때 현재 실적이 나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자금을 대주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은 한 참석자가 ‘정책자금 융자 기준이 엄격하다’고 말한 데 대해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심사 과정에서 문책당할까봐 형식적 공정성에 집중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또 악용하는 예외적 사례가 불가능하도록 정량 평가에 치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정책을 ‘헝클어진 머리’라고 표현하며 형식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지원은 꼭 헝클어진 머리같이 돼 있어 너무 복잡해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유효한 부분에 책임지는 지원 사업으로, 머리 빗듯 한번 싹 비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조원을 보증해준다고 할 때 일률적 기준으로 하지 말고 일정 비중은 잠재력 기준으로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을 일관된 틀로 봤는데 바이오, 방산, 로봇 등 업종별 접근이라는 개념을 넣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또 “공공 조달 제도를 바꿔 정부가 혁신 기술의 첫 번째 구매자가 되겠다”며 “올해 관련 부분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9980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경제에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9%고, 고용의 80%를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탄탄하게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포함해 창업이나 스타트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탈취, 성과 탈취, 갑질, 이런 것에 희생돼 기업들이 혁신 의지를 갉아먹히고 있다”며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성과를 뺏긴다는 생각에 기술 혁신, 시장 개척보다는 수요처 임원에게 로비하는 데 주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불공정한 경쟁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게 불가능한 사회·경제 문화를 만들어내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규/이광식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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