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5주기를 앞두고 범현대 일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 일가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옛 자택에서 제사를 지냈다.
이날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주요 인사들이 속속 도착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었고, 이어 장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착했다.
이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그룹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규 HDC 회장, 정몽원 HL그룹 회장 등이 차례로 참석하며 고인을 기렸다.
이날 현장에서 정몽준 이사장은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포착됐다.
범현대가 특유의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제사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HD현대 정기선 회장과 권오갑 명예회장이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주요 계열사들도 추모 행사를 통해 창업주의 뜻을 되새겼다.
청운동 자택은 2001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상속받은 뒤 2019년 정의선 회장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곳은 생전 정 명예회장이 머물던 상징적 공간으로, 범현대가 주요 기일마다 집결하는 장소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상징되는 도전 정신을 강조한 기업인으로 평가된다.
1970년대 조선소 건설 자금 조달 과정에서 영국 측을 설득하기 위해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 지폐를 꺼내 보이며 "한국은 이미 수백 년 전 세계 최초의 철갑선을 만든 나라"라고 설명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불가능해 보이는 사업에도 과감히 뛰어드는 추진력과 상징적 설득 전략이 결합된 사례로 꼽힌다.
1998년에는 소 떼를 이끌고 방북해 남북 경협의 물꼬를 트는 등 경제인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선 행보도 남겼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월 25일 정의선 회장 부부를 비롯해 정·재계 인사 등 약 2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음악회를 열었고, HD현대 역시 별도 행사를 통해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을 기렸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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