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AI(인공지능) 전쟁의 승패를 가를 열쇠를 거머쥐기 위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이 잇따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과거 한국을 단순한 판매처나 의례적인 방문지로 여겼던 것과 달리, 이제는 원활한 공급망 확보와 미래 산업의 명운을 건 ‘절박한 협상’을 위해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그 뒤를 맹렬히 추격 중인 리사 수 AMD CEO의 연쇄 방한이다.
이에 질세라 리사 수 AMD CEO 역시 첫 방한에서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잇달아 만나 전방위적 협력을 공식화했다.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 속에서 삼성전자의 HBM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빌려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글로벌 CEO들의 방한 러시는 이미 예견된 흐름이었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앞다투어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그룹 등과 연쇄 회동을 가졌던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제 전 세계 AI 산업의 지형도를 결정짓는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매김했다고 입을 모은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메모리 기술과 제조 경쟁력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한국은 이제 단순한 파트너 그 이상의 존재"라며 "AI와 반도체,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의 패권을 쥐기 위한 해외 기업들의 협력 제안과 투자 논의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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