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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쉼없이 오른 증시…곳곳에 드리운 '버블' 그림자

입력 2026-03-22 09:14   수정 2026-03-22 09:15


한국 증시가 1년 가까운 상승 랠리 끝에 과열 논란에 휩싸였다. 변동성 확대와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 부담을 둘러싼 경고가 나오고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현재 5781.20으로, 지난해 4월 연저점(2293) 대비 약 11개월 만에 15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6347.41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반영되며 변동성은 급격히 확대됐다. 이달 3일 코스피는 7.24% 급락한 데 이어 4일에는 12.06% 하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후 5일에는 9.63% 급등하는 등 급등락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가 3거래일 간격으로 두 차례 발동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을 두고 일부 해외 기관은 '버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를 "전형적인 거품 사례"로 평가했다. 급락 이후 급등이 이어지는 비정상적 가격 움직임이 과거 금융위기 국면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밸류에이션 지표 역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식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 지수'는 200%를 넘어선 상태다. 통상 100%를 넘으면 고평가, 120% 이상이면 과열로 평가된다. 변동성 지표인 VKOSPI도 한때 81.99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증권가에서는 과열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근 급격한 조정을 거치며 단기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기업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로 10년 평균(10.5배)을 하회한다"며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유효한 만큼 추세 상승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국제유가 급등,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사모대출 시장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경고가 제기되지만 구조적 위험 수준은 당시와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모대출 시장 불안은 위험 요인이지만, 2008년과 비교하면 레버리지 규모와 시스템 리스크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며 "단기 충격보다는 중장기적 리스크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코스피 방향성이 지정학적 변수와 금리 환경, 반도체 업황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열과 저평가 논쟁이 맞서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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