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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사청문회 앞둔 예산처 장관, 재정 파수꾼 본분 잊지 말아야

입력 2026-03-22 17:28   수정 2026-03-23 00:11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늘 열린다. 여야 모두 신상 부문에서는 별다른 의혹 제기가 없다. 청와대 임명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진다면 기획예산처는 출범 석 달 만에 수장 공백을 해소하게 된다. 박 후보자의 장관 데뷔전은 이달 말 예정된 추가경정예산 발표가 될 전망이다.

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보면 재정 인식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그는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추경이 상시적 재정 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범위에서 적정 추경 규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적극재정론자의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을 “구조적 복합위기 상황”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재정의 선제적 역할을 통해 조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 사기 피해와 문화예술 분야 지원도 언급했다. “주요 재정사업에 지방 우대 원칙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재정건전성이라는 언어를 쓰지만, 기본 기조는 확장 재정 쪽에 가까워 보인다.

나라의 곳간지기인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 확대를 요구받는 최전선에 서는 자리다. 경기와 민생, 지역 균형 등 온갖 명분을 앞세운 정치권으로부터 돈을 풀라는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재정은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과 국가채무인 만큼 소중하게 써야 한다. 위기로 포장된 ‘과잉 청구’부터 걸러내야 한다. 선심성 지출과 효과가 불분명한 지역 사업 남발은 금리·환율·물가 부담으로 되돌아온다.

기획예산처는 돈을 푸는 곳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세우는 곳이다. 박 후보자 말대로 추경은 예외적 수단이다. 데뷔 무대가 될 추경 편성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절제다. 기획예산처 수장은 경기 부양의 선봉장이 아니라 재정의 파수꾼이어야 한다. 그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 그 대가는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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