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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이크로, AI칩 中 반출 의혹…'대만 커넥션' 흔들리나

입력 2026-03-22 17:32   수정 2026-03-23 01:05

엔비디아, TSMC,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언뜻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세 기업은 대만을 매개로 끈끈하게 엮여 있다.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이 창업한 엔비디아가 설계한 인공지능(AI) 칩을 대만 대표 기업 TSMC가 수탁생산하고, 이 칩이 장착된 AI 서버를 대만계 찰스 리앙이 경영하는 슈퍼마이크로가 제조해 판매하는 식이다. 이런 ‘대만계 커넥션’은 끈끈한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AI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해왔다.

최근 변수가 생겼다. 슈퍼마이크로의 대만계 미국인 공동창업자 이샨 월리 리아오와 대만 법인 직원 등이 엔비디아 AI 칩을 중국에 밀수출한 혐의로 지난 19일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기 때문이다. 밀수출 규모는 25억달러(약 3조7000억원).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20일 33.3% 급락했다.

슈퍼마이크로는 199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문을 연 서버 전문 기업이다. 리앙과 리아오 등 공동창업자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대만 출신인 젠슨 황과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2~3년 전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엔비디아 AI 칩을 충분히 공급받았다. AI 서버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며 2025년 3분기 기준 AI 서버 시장에선 점유율 10% 안팎을 유지하며 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등과 경쟁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AI 서버 임대 전문 기업)다.

중국 밀수출 사태로 슈퍼마이크로의 시장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미국 금융 분석 회사 멜리우스리서치의 벤 라이체스는 “슈퍼마이크로는 2년 동안 1000억달러 규모의 AI 서버를 출하할 예정이었다”며 “고객사가 슈퍼마이크로 리스크를 인식하면서 매출을 취소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반사이익은 델, HPE 등 슈퍼마이크로와 경쟁하는 미국 기업 몫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델이 슈퍼마이크로 스캔들의 최대 수혜주”라고 짚었다.

엔비디아 생태계에 포함돼 반도체, 서버 등 AI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한 대만계 기업의 지배력이 약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폭스콘, 콴타 등 대만 서버 기업은 엔비디아의 AI 서버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조하며 세계 시장의 59.4%(지난해 3분기 기준)를 장악했다. 하지만 이번 대만계 기업인의 AI 칩 중국 밀수출 사태로 미국에서 대만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이먼 레오폴드 레이먼드제임스 애널리스트는 “수출 규정에 민감한 엔비디아 등 미국 고객사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엔비디아, TSMC를 중심으로 구축된 대만의 AI 생태계를 쉽게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메흐디 호세이니 서스쿼해나 애널리스트는 “미국 서버 기업으로의 고객 이탈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정수/이혜인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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