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는 K-BDC 제도가 시행됐다. 다음달 한국거래소 시스템 정비가 마무리된 후 상품 출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상품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 비상장 우량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접근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K-BDC를 향한 우려의 출발점은 미국 BDC 유동성 위기다. 블루아울캐피털 등이 운용하는 비상장 BDC에 대규모 환매 요청이 몰리며 일부 상품에서 환매 제한 조치가 이어졌고, 이는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미국 같은 ‘펀드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문제가 된 미국 비상장 BDC는 분기별로 일정 수준까지 환매할 수 있는 ‘준개방형’ 구조고 K-BDC는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이다. 자금 이탈 압력이 커져도 펀드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기보다 주식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격이 조정된다. 편입 자산의 성격도 다르다. K-BDC는 비상장사 지분 투자가 중심이다. 대출은 전체 주요 투자대상기업 투자액의 40% 이내로 제한된다. 연체율 급등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
정책금융이 발달한 국내에선 기업들이 사모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이 흔치 않다.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이 자산운용사의 문을 두드리는 미국과는 여건이 다르다. 블랙록, 블랙스톤, 블루아울 등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 강화로 생긴 공백을 파고들어 사모대출 시장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신용보증기금(76조5000억원)과 기술보증기금(28조원), 기업은행(259조5542억원) 등 정책금융기관이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자금을 중소·중견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기업 대출을 묶어 정부가 신용을 보강하는 구조로, 중소·중견기업이 공공기관 신용도에 준하는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국내에서 증권사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자금을 활용한 사모대출 투자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투자은행)로 지정된 증권사가 발행어음과 IMA 자금의 25%를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난해 신설돼서다. IMA 시장이 활성화하면 투자금 중 일부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모대출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윤/배정철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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